1.
가끔 명상 고고주의(?)를 보게 된다. 명상+채식+요가 하는 지인이 있었는데, 성격이 - 대놓고는 아니고 묘하게 - 제일 까칠했다. 그냥 편하게 까칠하면(?) 부자연스럽지라도 않을텐데, 가끔 내비쳐지는 까칠함을 감싸고 있는 억지스런 친절함이 경장히 부자연스러웠다.
2.
명상에 환상을 갖는 것은 방 한 가운데서 정성스럽게 초에 불을 붙이려고 하면서, 자기가 선풍기 20대를 강풍으로 켜놨다는 사실은 못보는 것과 같다.
선풍기를 끄는게 먼저다.
날 힘들게 하는 부모님과 배우자와의 관계를 편하게 하면 촛불은 그냥 놔둬도 저절로 잘 탄다.
못미치는 자녀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면 촛불은 혼자서 잘 탄다.
수저게임을 은퇴하고, 날 조지던 사람도 사실은 보통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촛불은 대충놔도 잘 탄다.
3.
자아가 없어진다느니, 내 마음속에 우주가 있다느니 등의 알듯말듯한 형이상학에 빠지는 것은 촛불을 켜는 것이다.
당장 내 옆에서 취직하라고 아우성치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을 해결하는 것은 선풍기를 끄는 것이다.
명상을 하낫도 안해도, 이런 사람이 훨씬 더 명상적(?)으로 살아간다. Meditation은 안해도 훨씬 더 meditative 하게 살아간다.
4.
Meditation의 만렙이 100%라고 하면,
Meditation 위주의 훈련을 1000명이 하면 그 중에 1명은 100%에 도달한다.
반면, meditation을 하나도 하지 않아도, 선풍기만 끄면 1000명 중 900명은 만랩의 90% 정도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