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시 (樂詩)
한잠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사십고개 넘어
반백년이 되었구나
웃을 일도 화날 일도 줄어들어
탈처럼 굳어진 건
내 마음일까 얼굴일까
내 어릴 적을 그대로 닮은
내 소중한 아이의 눈을 보며
내 부모님의 마음을 이제야 안다
나중에 커서 효도하겠다던 호언장담
그때는 몰랐지
나중은 없다는 걸
너무 미안해하지 마라
부모님도 알고 계셨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걸
어머니
당신이 안아준 따스한 품
이제는 제가 나눠주렵니다
아버지
당신이 짊어지셨던 그 짐
이제는 제가 울타리가 되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