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와 관련 없는 부서는 없다.
신입사원에게 회사 내 원하는 희망부서를 선택하라고 하면 영업부서보다는 전략기획팀, 경영관리팀 같은 기획 및 관리업무를 하는 팀을 선호한다. 내가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결정하지 않을까?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업직을 피하려고 할까? 다음의 세 가지 이유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1. ‘영업’이라는 단어의 부담감(?) 때문이다.
판매실적이라는 부담을 가지고 지내야 하며, 상사에게 판매 결과를 가지고 잔소리를 들으며, 고객을 만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때로는 자신의 자존감도 던져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떠 오른다.
2. 영업보다는 관리직이 더 출세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조직에서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고객을 만나 잘하는 것보다는 임원들을 만나 잘해야 하고, 임원 얼굴을 자주 볼 수 있는 관리직이 낫다는 의견이다.
3. 나는 영업체질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영업을 할 필요도 없으므로 힘든 영업에 굳이 발을 담글 필요가 없다는 논리이다.
영업은 활달하고 사교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하고 영업부서 말고 다른 부서에서 나의 꿈을 펼칠 기회는 많다는 생각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위의 스토리가 지금도 적용되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모든 부서는 세일즈 마인드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세일즈와 연관이 없는 부서는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기업의 모든 부서의 업무 결과가 판매자에 의해 고객에게 전달되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판매자의 급여는 경리팀에서 지급하고, 인사 및 배치는 인사팀에서, 판매자의 세일즈 역량은 교육팀에서 담당한다. 매장은 총무팀이 임대차 계약을 하고 디스플레이팀이 매장을 꾸민다. 판매를 위한 전산은 IT팀이 담당을 하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마케팅 Tool과 이벤트는 마케팅 부서에서 지원한다. 점포의 전반적인 운영방향은 전략기획팀에서 정하고 운영비용은 경영관리팀에서 담당한다. 모든 부서의 업무역량의 결과는 고객 접점에서 나타나고 고객의 평가를 받는다.
둘째, 역으로 고객의 요구사항의 해결은 단순히 영업부서의 일만은 아닌 모든 부서의 공동책임이다.
상품과 서비스의 구매를 포함한 세일즈의 모든 단계에 있어서 고객의 요구와 개선사항은 존재한다. 이것의 해결은 주로 영업부서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타 부서의 바람과는 다르게 고객의 니즈와 요구사항의 충족은 대부분 기업의 여러 부서들의 공동 참여가 요구된다. 고로 모든 부서는 세일즈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위한 협업을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셋째, 세일즈로 얻는 수익이 회사를 돌아가게 하고, 세일즈를 모르는 임원은 회사를 경영할 수 없다.
대기업 같은 큰 조직에서 일하다 보면 우리의 월급이 어디서 나오는지 잊고 지낼 때가 많다. 회사가 돌아가기 위한 이익창출은 '세일즈'에서 발생한다. 세일즈를 소홀히 하면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게 되고 기업의 존립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과거 대기업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관리직 출신 CEO는, 저성장과 치열한 경영환경 속에서, 자신의 경력에 세일즈를 경험하지 못한 단점을 극복하기 어렵다.
기업경영의 환경 변화, 즉 고객의 기대 수준의 상승, 고객 트렌드의 빠른 변화, 온오프라인 매장의 치열한 경쟁 등을 고려해 볼 때, '세일즈는 기업의 수많은 업무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과거의 관념을 고쳐야 할 때가 왔다.
한국경제의 고도 성장기, 상품을 만들면 고객이 고민 없이 사가던 기업들의 호시절은 산업 전반의 저성장기를 맞아 끝났다. 글로벌 기업전쟁, 온라인과 오프라인 기업 간의 경쟁, 더욱 까다로워지는 고객의 요구 등을 고려해 본다면 ‘세일즈 중심’으로 기업의 모든 부서활동을 점검하고 관리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기업 생존의 여부는 불확실해질 것이다.
‘파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책에서 나온 어느 기업 CEO의 말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우리 회사에는 별도의 세일즈맨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세일즈맨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누구나 고객과 접촉하는 세일즈맨이라는 철학을 지지합니다.” 1)
1) 파는 것이 인간이다 (다니엘 핑크, 청림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