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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의 공간

공간은 감성을 만든다.

by 닥터 세일즈

세일즈 공간이 세일즈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나의 업무 중에 하나는 고객과 종합자산관리 상담을 통해 최종 보고서를 제공하고, 제안사항의 한 가지를 금융상품의 구입으로 안내하는 일이다. 고객 사업장에서 상담을 하는 것과 회사의 고급스러운 VIP 상담실에서 상담을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결과가 좋을까?


내가 경험한 결과는 후자다. 고객의 편의를 최대한 존중해 준 전자의 경우일 것 같지만, 고객의 “바쁜데 왜 오라고 하느냐?”는 컴플레인을 들으며 진행한 후자가 더 좋다니 예상외의 결과이다.


전자는 고객과의 상담 약속을 편하게 잡을 수 있어 좋지만 정작 상담환경은 판매자에게 매우 불리하다. 우선 제한된 상담시간만 허용을 해 주고 그것도 고객의 업무(전화받기, 보고 받기 등)를 다 하면서 상담에 응하므로 상담이 중간에 자주 끊기게 된다. 산만한 사무환경도 상담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반면 고급스러운 상담실에 갇힌(?) 고객은 판매자의 세일즈 상담에 집중하고 협조적이 되어 좋은 결과를 맺는 경우가 많다.


판매자에게 고객과의 세일즈 공간은 중요하다. 고객이 편안함과 환대를 받는 느낌 속에서, 상품과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고 고객 자신이 존중받고 있는 분위기를 알 수 있도록, 판매자는 세일즈 공간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서도 강조되는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을 ‘리:스토어’의 황지영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특성과 역할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보고 만져보도록 하는 실재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 둘째, 필요한 상품을 구입해 바로 가져가며 느끼는 ‘즉각적인 만족’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구와 가족뿐 아니라 리테일 매장 직원들 등 브랜드와의 사회적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이다.” 1)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 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상황에 있어서도 판매자의 세일즈 공간 구성의 중요성은 부각된다. '굳이 매장에 나가서 피곤하게 줄 서서 구매를 해야 하나?'라는 고객들의 온라인 쇼핑 선호를 극복하고 고객으로 하여금 오프라인 매장을 찾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객과의 대면 세일즈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판매자가 만들어야 하는 세일즈 공간의 이상적인 모습은 무엇일까?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상품과 서비스를 맘껏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인터넷 거래에서는 충족할 수 없는, 고객들의 보고, 느끼고자 하는 본능을 잘 충족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고객들은 구매의 부담 없이 마치 새 장난감을 신나게 갖고 노는 아이들처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애플스토어의 성공은 고객의 상품 경험을 극대화한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팔지 마라. 경험하게 하라’는 애플스토어의 미션은 소비자에게 애플 브랜드에 대한 애정(attachment)을 느끼게 한다. 고객 경험을 강조하는 리테일 전략에서는 고객들이 매장 내에서 가능한 한 편안한 마음으로 오래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의 시간을 많이 빼앗을수록 그들에게 많은 경험을 선사할수록 생존확률은 높아지는 것이다." 2)


둘째, 매장의 디자인, 영상기기 등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와 정보를 마음껏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TV나 인터넷에서 1초도 붙잡기 힘든 고객의 관심과 집중을 장시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과의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공간은 경험이다'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은 판매를 넘어 경험하는 곳이 되었다. 경험만큼 브랜드 콘셉트와 핵심가치를 잘 전달하는 수단은 없다. 이제 기업은 공간을 고민할 때 ‘어떻게 하면 많이 팔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3)


셋째, 고객들의 공통적인 니즈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욕구를 잘 충족시켜줘야 한다.

매장의 고급스럽고 세련된 분위기, 고객이 접하고 사용하는 인테리어와 가구, 그리고 찻잔세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예술작품의 매장 전시 또한 고객의 예술문화의 니즈를 잘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넷째,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온라인 매장의 편리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IT 시설을 구비해야 한다.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기피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상품과 서비스의 구매를 위해 거치는 프로세스에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소모된다는 점이다.


판매자가 상담하는 현장에서 모바일 기기로 결재를 바로 하거나, 매장에는 없지만 주문이 가능한 상품들을 컴퓨터 패드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거나, 식당에서 고객이 패드를 통해 쉽게 식사 주문을 하거나, 매장 입장순서 대기 현황을 SNS로 실시간 안내를 함으로써 고객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설 필요가 없는 기술을 예로 들 수 있다.


온라인 공간과 오프라인 공간의 유기적인 결합의 중요성을 '공간은 경험이다'라는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기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끊임없는(seamless) 경험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 오프라인이 아니라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하고자 하느냐가 중요하다.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최상의 고객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끊임없는 고객 경험을 통해 소비자가 우리 매장과 제품에 애착을 느끼도록 하고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4)


다섯째, '고객의 판매자와 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교제’를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고객은 구매만을 원하는 것이 아닌 구매 과정 속에서의 사람들과의 즐거운 교제의 경험을 원한다. 고객과 판매자가 편하게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 고객과 지인들이 지나가다가 편하게 매장에 들려 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공간은 경험이다'라는 책에서 언급된 위워크(WeWork)의 '공간을 통한 고객 연결'의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위워크에는 건물 관리자 대신 ‘커뮤니티 매니저’가 존재한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위워크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같은 사무실 혹은 인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을 연결해 준다. 편하게 만나고 대화할 수 있도록 커피나 맥주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커뮤니티 매니저의 몫이다. ” 5)




온라인 세일즈의 큰 변화의 물결은 거스르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판매자가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선택은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의 성공적인 WinWin 협력을 유도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의 다양한 경험과 니즈 충족 그리고 사람들과의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질 수 있는 '세일즈 공간'을 확보 함으로써,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매출 또한 증가시킬 수 있어야 한다.


세일즈 공간을 만들고 관리하는 주체는 바로 ‘판매자’ 자신이다. 온라인 시대, 점점 대면 판매와 판매자의 필요성에 대한 의심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세일즈 공간의 창조와 관리에 대한 판매자의 역할’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



1) 리: 스토어 (황지영, 인플루엔셜)

2) 공간은 경험이다 (이승윤, 북스톤)

3) 공간은 경험이다 (이승윤, 북스톤)

4) 공간은 경험이다 (이승윤, 북스톤)

5) 공간은 경험이다 (이승윤, 북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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