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1946년 총선 (brunch.co.kr)
1954년,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요시다 시게루는 "그럼 오이소에 내려가서 책이나 읽을까?"라고 말했다.
요시다가 여생을 보낸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오이소는 대략 가마쿠라(鎌倉)와 오다와라(小田原) 사이에 위치해 있다. 에도(江戸), 오늘날의 도쿄에 해당하는 에도와 교토 사이를 잇는 도카이도에는 53개 역참이 있었는데, 오이소는 에도에서 8번째 역참이었다.
메이지유신 이후에는 정재계 거물들의 별장지로 유명했다. 총리 중에서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 오쿠마 시게노부(大隈重信) 등이 오이소에 별장을 지었다. 요시다 시게루가 여생을 보낼 장소로 오이소를 꼽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도쿄역에서 JR 도카이도선을 타고 1시간가량 지나면 오이소 역에 도착한다.
'오이소'에 어서 오이소 JR 오이소 역 해수욕장도 있지만, 요시다 시게루 저택은 반대편이라 못 가 봤다. 오이소 역에 내려서 요시다 시게루 저택에 가려고 버스 정류장에 가 보니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구름도 끼고 덜 더운 것 같아서 걸어가기로 했다. 국도 1호선을 따라 서쪽으로 가면 된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멀다. 게다가 햇빛은 안 떠 있어도 습기 때문에 덥다.
멀리 후지산이 보일 즈음에 도착 기다렸다가 버스 탈 걸 하고 후회하다가 도착한 요시다 시게루 저택. 역에서 2km, 걸어서 30분 이상 걸렸다. 덕분에 동네 분위기도 파악할 수 있었는데 시골이다.
"가나가와현립 오이소 죠산 공원 구 요시다 시게루 저택" 현재는 가나가와현에서 관리하는 공원의 일부다.
정원 입구 요시다 시게루가 살던 집을 복원한 곳... 사실 요시다 시게루가 살던 집은 2009년 3월, 화재로 소실되었다. 공교롭게도 요시다의 외손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郎)가 총리로 재임 중이던 시기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아소 정권은 총선에서 민주당에 패배하고 정권교체되었으니 운명의 장난이라고 할까?
어쨌든 현재 세워진 건물은 2017년에 재건된 곳이다.
집 거실 집 안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료는 520엔. 너무 비싼 거 아니냐며...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들어가 봐야지.
요시다 시게루 초상화 요시다의 좌우명. 주로 요시다가 말년에 읽은 책들인 것 같다.
침실과 작업실인 듯. 북쪽으로는 후지산, 남쪽으로는 바닷가. 그야말로 배산임수, 경치가 좋다.
요시다의 동상 요시다는 오이소로 낙향한 뒤에는 이 차림으로 오이소 해변을 산책하곤 했다고 한다. 요시다는 시가(cigar) 애호가로도 유명한데, 그와 관련된 일화가 소개되어 있었다. 파이프 담배를 즐기던 맥아더가 요시다에게 시가를 선물로 줬는데, 요시다는 "나는 하바나산 아니면 안 피운다"며 오히려 최고급 시가를 맥아더에게 줬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구라'일 것 같은 일화.
요시다 시게루 저택에서 5분 거리에는 향토자료관이 있다. 마침 "조선통신사가 왔다!" 전시를 하고 있어서 들러 보았다.
상설전으로 오이소의 역사 등이 전시되어 있고, 이번에는 기획전으로 조선통신사에 대해 전시하고 있다.
임진왜란 이후 에도 막부를 방문했던 조선통신사.
조선통신사는 부산에서 오사카까지는 해로로, 오사카에서 에도까지는 육로로 이동했다. 육로로는 도카이도를 이용했는데, 오이소에도 들렀던 모양이다.
조선통신사를 접대하기 위한 일지와 통신사 행렬의 이름을 기록한 글 등이 전시되어 있다.
조선통신사는 그림책으로도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