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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말라위, '사파리'는 이렇다.

차 타고 야생동물 찾아다니는 재미란?

by 몽기
사파리를 가던 중 비라 본 시골길.

미션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쉬던 어느 날, 우리 팀은 '사파리'를 가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아프리카의 원시적 자연과 야생의 세계를 보고 싶었다. 블렌타야에서 두어 시간 떨어진 마제타 야생 보호구역 사파리는 세렝게티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파리에 비해 덜 알려져 조용하지만 빅 5(사자, 코끼리, 표범, 코뿔소, 아프리카 물소)를 다 볼 수 있는 숨겨진 명소라 했다.

마제타 가는 길.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 다니는 사람. 양배추 가게.

입구는 일반 동물원과 다를 바 없었는데, 철제문이 이중으로 잠겨져 있었고 '절대로 차에서 내리지 말고 야생동물을 자극하지 말라는 경고문은 강경했다. 이미 예약을 했지만 가이드를 기다리고 여타의 정비를 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심플한 기념품 가게를 돌아보고 사파리 역사를 설명하는 전시관을 돌아보았다. 한때 밀렵으로 황폐했던 지역을 오랜 시간 보호하고 복원해 지금은 생태계가 활기를 되찾았다는 설명이었다.

일행 중 일부는 추가로 돈을 내고 사파리에서 제공하는 지붕 없는 관람용 차에 올랐고 나머지 일행은 몰고 온 3대의 4륜 구동차를 그대로 운전하기로 했다.

광활한 국립공원을 달리기 시작했다. 왼쪽으로 사슴 떼가 나타났다. 잠시 멈추어 사진을 찍고 감상을 하다가 다시 언덕을 오르내린다. 나무 수풀 뒤에 언뜻 코끼리가 보였다. 속도를 줄이고 좀 더 잘 보이는 자리를 찾아 조금씩 움직여본다. 아기 코끼리와 한 무리의 코끼리들이 수풀 뒤에서 꾸물댄다.

여러 종류의 사슴과 동물 떼를 만났다. 산길을 헤쳐다니다 셰어링가 강가에 이르렀다.

바위 위에서 하품하는 악어와 물속에서 수영하는 하마 떼가 평화롭게 오후 볕을 즐기고 있었다.

언뜻 보면 평범한 강인데 그 안에 이런 아프리카 동물들이 떼를 지어 살고 있다니 놀랍다.

부시벅 쿠두 임팔라 니알라 리드벅...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사슴과 동물들의 이름이다.

야생이라지만 사람들에 익숙해져 있는지 차를 보고도 도망가지 않았고 다가오지도 않았다. 그냥 별일 아니라는 듯 자기 하던 일 계속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가이드의 차를 따라다니다 길을 잃어 우리끼리 알아서 다니기도 했다. 사파리의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광활하고 넓었다. 다른 일행은 기린이나 얼룩말도 보았단다.


사파리에서 봐야 할 '빅 5 동물' 중 코끼리를 보는 정도에 그쳤지만 만족스러웠다.

작은 도마뱀도 봤다.

아프리카에 왔고 사파리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꿈인가 싶었다.


수영장이 딸린 롯지(숙박시설)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일부는 하루 전 미리 샌드위치 등 메뉴를 주문했고 일부는 도시락을 싸와서 먹었다. 시설도 나름 괜찮고(화장실이 깨끗했다.) 일하는 직원도 여럿 있었지만 커피는 주문하면 40분이 걸린다 하여 포기했다. 뜨거운 물이 없어 롯지까지 가서 만들어야 한다나. 이해하기 어려운 황당한 시스템이 어딜 가나 있다. 호주에 돌아와서야 다시 생각해 보니, 전기도 냉장도고 제대로 없고 예산도 빠듯한 그들은 매일 아침 주문에 맞춰 장을 보고 딱 그만큼만 준비해 놓은 뒤 장사를 하는 게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든다.


전체 사파리는 우리 일행 밖에 없는 듯 매우 조용했다. 우리가 입장할 때 퇴장하는 한 팀을 본 것이 전부였다. 수영장을 전세 낸 듯 수영하고 노닥이며 모처럼 한가한 오후를 보냈다. 야생 동물들은 새벽녘이나 저녁 무렵에 사람 눈에 뜨이기 쉬운지라 여유가 된다면 하루쯤 이곳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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