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횃불
타이베이에 도착하자마자 상산에 올랐었다. 이 도시의 랜드마크인 타이베이101을 보기 위해서였다. 타이베이를 떠나기 전. 이번에는 그 빌딩의 내부에서 타이베이를 바라보기 위해 빌딩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에 오르기 전 쓰쓰난춘을 구경했다. 이곳은 1949년 중국내전 이후 본토에서 건너온 군인가족들이 살던 곳으로 대만의 주요한 역사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옛 주택들 너머로 대만 건축기술의 정점에 있는 타이베이101이 대비되는 풍경이 꽤 이색적이다. 이곳을 방문했을 때 한동안 쌍무지개가 빌딩 뒤로 울타리를 치고 있었다.
쓰쓰난춘은 곳곳에 포토존도 많고, 아기자기한 카페와 기념품 가게들이 있어서 잠깐 산책 삼아 돌아다닐 만하다.
건물이 한창 공사 중이었던 2002년 진도 7.1의 강진이 있었는데도 이 빌딩은 아무런 피해 없이 건재했다. 최근 화렌지역에서도 진도 7.4의 지진이 일어나 타이베이에 진도 5 정도의 충격이 가해졌지만 역시 이 빌딩은 지진의 피해로부터 완전히 빗겨 나 있었다. 전망대에 오르면 건물 한가운데 육중하고 둥그런 구체가 매달려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댐퍼보이다. 660톤에 이르는 이 댐퍼가 지진의 충격을 충분히 흡수해서 어지간한 강진은 버틸 수 있도록 해준다. 대만이 불의 고리에 속해 있지만 8.0 이상의 대지진은 발생할 확률이 극히 작다고 하니 잠재적 지진피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곳은 매년 새해 시작과 함께 건물이 온통 불타 오르는 불꽃쇼가 펼쳐지는 국제적인 신년 카운트다운 명소이기도 하다.
빌딩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그 도시의 야경은 늘 경이롭다. 특히 해 저무는 시간대에 내려다보면 도시는 그 짧은 시간 안에 수십 번도 더 옷을 갈아입는다.
인공의 조명들로 가득 찬 밤풍경은 잘 꾸미고 파티에 나서는 여인들 같다. 어떤 도시는 눈이 시리도록 화려하고 어떤 도시는 정숙하고, 어떤 도시는 창백하고, 어떤 도시는 그저 따뜻하다.
타이베이의 밤풍경은 고혹미 넘치는 표정으로 조용히 손짓하며 눈을 깜빡인다.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것 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아 한 발 더 깊게 다가가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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