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엄마로서 성장하다
엄마로서의 자존감을 세우는 방법
<엄마의 책>
책을 읽으면 인생이 달라진다. 마음의 결이 바뀌게 된다. 나는 하루에 30분 독서를 하는 것으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엄마의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사람은 책을 읽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인 것 같다. 엄마가 책을 읽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간이 없다. 10분씩 나눠서 세 번 책을 꺼내 들었다. 오전에 한 번, 저녁 시간에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틈새 시간에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많이 읽지 못해서 자책했다. 다른 사람들은 하루에 한 권도 읽는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읽는 속도가 느릴까. 그래도 매일 읽는 것이 쌓이다 보니, 읽는 양도 누적되었고, 조금씩 틈새 시간을 더 낼 수 있었다. 책을 읽지 않고 지내던 시기에는 옆집 엄마의 수다를 들으며 자꾸 마음이 흔들렸다. 옆집 엄마에게 아이 사교육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되니 화살은 아이에게로 향하게 되었고 잔소리가 늘어났다. 하지만 책을 읽으니 화살이 나에게로 향하게 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대학교 졸업 후부터 일을 계속하고 있다. 교육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현재는 아이들을 가르친다. 둘째 아이를 낳자마자 직업을 변경하였는데, 새로운 일에 적응하고 두 아이 키우느라 아이의 어린 시절과 40대 초반은 눈 코 뜰 새 없이 지나갔다. 생계를 위한 일이기도 했고, 육아를 안 할 수도 없었다. 육아에 몰입을 한 상태였기에 나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틈이 없었다. 나를 찾으면서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 보게 된 건 둘째 아이가 일곱 살 정도 되어서부터였다. 내가 하는 일의 가치도 생각해 보고, 아이들 독서 교육에 대한 가치도 세우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엄마로서 성장하고 싶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갔을 때 먼저 집어 들었던 책은 김미경 작가님의 <<엄마의 자존감 공부>> 책과 은유 작가님의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책이다. 육아 책을 많이 읽기도 했으나, 엄마로서 자존감을 세우고 싶었다. 이 두 권의 책을 시작으로 엄마의 성장에 대한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다.
직장을 다녔을 때 또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책을 읽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때는 주로 직업 선택을 위한 공부를 위한 책 읽기를 많이 하였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책을 읽었다. 이 당시의 책 읽기는 당위성을 가졌지만 마음을 위로해 주지는 못 하였다. 30대에는 공부하기 위해 책을 읽었고, 아이 둘을 낳고는 육아서만 읽었다. 그런데 40대 중반이 훨씬 넘어 자기 계발과 에세이 책을 읽으니 나를 찾는 공부가 되었다. 마음의 결이 살아나게 되었다. 나를 위한 책을 읽으니 아침에 눈이 번쩍 떠졌다.
<세상과 연결되는 길>
아이들 독서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독서 지도를 잘하기 위한 독서법 책을 찾아 읽고, 책 육아에 대한 책이 새로 나오면 나오는 대로 구입해서 읽었다. 수업하는 노하우를 쌓기 위해, 아이들을 조금 더 잘 가르치고 이해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읽고 또 읽었다. 강의가 있으면 찾아 듣고 자격증 공부를 위한 공부도 계속하였다. 시간이 지나니 자격증이 늘어났다. 자격증이 여러 개 늘어났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허했다. 아이들 독서 수업에 대한 경험은 매번 새로웠다. 아이들은 아이들마다 특징이 달랐다. 자격증과 독서교육 책으로만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독서논술교사로서의 자격증도 중요했지만 나라는 사람으로서 자존감을 세우는 일도 중요했다. 세상과 연결되는 길은 책이었다.
아이들 수업을 할 때 하나라도 더 주기 위해서 수업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이 준비하는 시간에 할애했다. 그러다 보니 일반 직장인에 비해 일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밤 12시까지 야근 근무는 기본이고, 주말도 반납하면서 수업 준비를 하였다. 준비를 많이 할수록 전달해 줄 수 있는 내용은 많았다. 하지만 독서논술 수업은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과의 소통도 중요한 수업이다. 아이들과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수업 준비도 많이 필요하였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했다.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를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삶으로서 나를 이해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므로 책을 찾아 읽었다. 책을 읽으면 재미가 있었는데 삶이 바뀌지는 않았다. 뭔가 변화되는 삶을 찾기 위해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니 정리하며 기록하는 일이 쌓여가고, 온라인에서 소통을 이어가게 되었다. 소통을 하니 상대방이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책 서평 쓰는 것과 아이들 책 추천하는 걸 잘하는 것 같아요.”
칭찬에 힘을 얻어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하거나 비대면 모임에 참여하는 일도 많이 하였다. 일하는 엄마이기에 책을 읽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독서할 시간을 내는 것이었다. 통으로 시간을 내는 것이 어려워서 틈새 시간을 찾아 읽었다. 나에게 집은 독서논술교사로서의 일터이자, 엄마로서 가족을 챙겨야 하는 곳이었다. 내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었지만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히기도 했다. 한 타임 수업을 끝내고 나면 서둘러서 아이들을 챙겼다. 저녁 늦게 일이 끝나고 나면 퇴근 시간도 없이 아이들 저녁을 챙겨주고, 숙제를 봐주며 책을 읽어 주었다. 아이들이 잠들고 나서야 나의 시간이 생겼다. 낮에도 책을 읽었고, 저녁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기도 하였지만, 혼자 읽는 시간이 제일 좋았다. 이 시간을 통해 텅 비워졌던 몸과 마음이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그 시간에는 온전히 나를 위한 책 읽기를 하였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남편은 그렇게 해서 언제 돈을 벌거냐고 물어봤다. 나는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는다. 그 흔한 드라마도 본 적이 거의 없다. 남편은 나에게 내가 강의를 듣고 책을 읽는 것은 다른 사람이 드라마를 보는 것과 똑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취미 활동을 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처럼 내가 책을 읽으면서 취미 활동을 한다고 본 것이었다.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이야기를 하지 못하였다. 그냥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책을 보는 것이었다. 자꾸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한 마음이 들어서 조금이라도 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었는데 취미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하니 나의 책 읽기가 가볍게 느껴졌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삶의 변화를 느끼기 위해 책을 읽었던 건데. 책 읽기는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닌 간절함이었다. 간절한 책 읽기가 조금씩 쌓이면서 이제 책 읽기는 삶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
<책을 잘 읽기 위해>
책을 잘 읽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면 된다. 첫째, 나에게 용기를 주는 책 읽기를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래, 이 정도면 나도 잘하고 있는 거였구나. 역시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라고 스스로 용기를 주었다. 나를 다독이는 책 읽기를 하니 책을 읽고 나면 기운이 났다. 둘째, 틈새 시간을 활용하였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늘 시간이었으므로 읽어야 될 책을 책상 앞, 화장대 위에 올려 두고 틈틈이 읽었다. 동시에 여러 권을 읽기도 하였다. 셋째, 책을 읽고 기록을 하였다. 거창한 기록은 아니었지만 블로그나 인스타에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이나 인증 글을 올렸다. 구입하거나 빌려서 본 책의 반도 다 못 올렸지만 생각날 때마다 올리려고 노력하였다. 그랬더니 책을 읽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기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존감도 올라갔다. 물론 인플루언서도 아니었고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책을 가까이에 하는 엄마라는 이미지가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돈을 벌지는 못하였지만 인생은 조금 바뀌었다. 소소한 행복과 자존감을 얻었다. 책을 가까이에 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즐거운 일이 되었다. 틈새 독서 시간 중에서 저녁 시간에는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이 행복했다. 앞으로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