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원료 비타민, 사실은 천연비타민이 아니라는데?
사전에서 ‘천연(天緣)’을 찾아보면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고 저절로 이루어진, 자연 그대로 존재하는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천연 원료 비타민’ 광고가 처음 나왔을 때 다른 제품보다 자연적인 비타민일 거라고 생각한 분들이 많았죠.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천연 원료 비타민과 합성비타민은 무엇이 다를까요? 천연 원료 비타민은 정말로 합성 원료 비타민보다 좋은 비타민인 걸까요? 건전지가 이번 매거진에서 정리해 드릴게요.
우선 ‘천연 비타민(Natural vitamin)’과 ‘천연 원료 비타민(Natural source vitamin)’은 전혀 다릅니다. 천연 비타민은 과일이나 채소를 통해 자연 상태로 섭취되는 비타민만을 의미해요. 쉽게 말해 오렌지를 그대로 먹어서 섭취하는 비타민 C가 천연 비타민이에요. 반면 오렌지에서 추출한 비타민 C성분을 캡슐이나 다른 제형으로 만들어 섭취하면 ‘천연 원료’ 비타민이랍니다.
그런데 애초에 ‘천연 비타민’ 이나 ‘천연 건강기능식품’은 현행법상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현행 고시인 ‘식품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 제 2조 3호는 ‘천연’ 또는 ‘자연’ 내지 그에 준하는 표현을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로 보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어요[1].
따라서 아무리 천연에서 유래한 원료로 제조한 비타민이라 하더라도, 마치 ‘제품 전체’ 가 천연인 것마냥 선전하면 현행법상 금지된 부당광고에 해당해요.
단, 자연에서 유래한 ‘원료’나 ‘성분’을 사용했다면 오로지 그 부분에 한해서만 ‘천연’ 표시를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건강기능식품 중에는 ‘천연 비타민’이 존재할 수 없고 ‘천연 원료 비타민’ 만 존재할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건강기능식품의 ‘천연 원료’ 란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일까요?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에 표시할 수 있는 용어를 「식품 등의 표시ㆍ광고에 관한 법률」 과 각종 법령 •고시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요.
이중 “천연” 표시의 개념 규정을 찾아보면, 제품 자체가 아닌 ‘원료’나 ‘성분’ 만 천연이라고 표현할 수 있고 그마저도 1)일체의 인공적 성분을 첨가하지 않고 2)최소한의 물리적 공정만 가했을 때만 허용한다고 되어 있어요[2].
한편 합성 원료 비타민(synthetic vitamin)은 화학적 합성 결과 얻어진 화합물을 원료로 한 비타민을 뜻해요. 예컨대 비타민C의 원료인 아스코르빈산(ascorbic acid)은 옥수수당에 인위적인 발효 공정을 가한 후 휘발성 화합물을 첨가하면 대량으로 만들 수 있어요[3].
이렇게 ‘화학 원료’ 에서 얻은 아스코르빈산은 오렌지에서 추출한 ‘천연 원료’ 아스코르빈산과 동일한 분자 구조(C6H8O6)를 가져요. 즉 둘은 과학적으로 전혀 차이가 없는 물질이랍니다.
사실 우리가 복용하는 건강기능식품 속 영양소는 대부분 천연 원료가 아닌 합성 원료로 만들어요. 많은 분들이 합성 원료를 천연 원료보다 안 좋다고 생각하시지만, 합성 원료가 천연 원료보다 나쁘다는 말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에요. 합성 비타민 C도 천연 원료 비타민 C도 똑같은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몸에서 작용하는 방식도 똑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랍니다.
그렇다면 천연 원료 비타민이 합성 원료 제품보다 좋다는 인식은 왜 생긴 걸까요? 바로 일부 건강기능식품 회사들의 마케팅 및 홍보 활동 때문입니다. 어떤 판매자들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천연 원료’ 비타민이 다른 제품보다 안전하다는 환상을 꾸준히 퍼뜨렸어요.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천연 원료 건강기능식품은 만들기도 어렵고 제조 비용도 더 비싸요. 또 일정하게 용량을 맞추기도 힘들고, 무엇보다도 오래 보관하기가 곤란해요. 그래서 보통은 장기 보관이나 운송 편의를 위해 화학적 보존제나 부형제를 첨가한답니다. 그러면서 어떤 회사들은 천연’형' 원료 비타민이라는 문구를 써서 소비자를 현혹하기도 하죠. 이는 당연히 잘못된 일입니다.
요컨대 천연 원료 비타민이 합성 원료 비타민보다 더 좋다는 말은 단순한 마케팅 전략일 뿐, 결코 사실이 아니랍니다. 합성 비타민도 천연 비타민도 똑같이 몸에 좋은 영양소이니 잘못된 정보에 속지 마세요!
그럼 어떤 영양제가 좋은 영양제일까요? 제품의 라벨을 확인하면 간단하게 알 수 있어요.
건전지가 #이전 매거진:건강보조식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 에서 이미 알려드렸듯, 국내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반드시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 인증 기준을 충족해야 해요. 더해서 우수 제품 생산 기준인 ‘GMP’를 준수했다는 인증 마크까지 받은 제품은 그 품질을 신뢰할 수 있답니다.
그러니 건강기능식품을 고르실 땐 라벨을 꼭 살펴보세요. 합성 원료로 만든 제품이라도 라벨에 건강기능식품 인증 마크와 GMP 마크가 함께 있다면 식약처가 품질을 보장하는 영양제예요. 그러니 안심하고 드셔도 된답니다!
글을 읽고 궁금한 점 또는 별도의 의학 관련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건전지 앱의 의사 전문가 집단이 상세히 답변해 드릴게요!
Stay Charged.
참고문헌
[1] “천연" 표시의 개념에 대한 인식도 조사, 식약처 식품소비안전과 공지(‘16.4.20)
[2] “식품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시행 2023. 12. 28.)”, 식약처 고시 제2023-95호). url:https://www.law.go.kr/LSW//admRulLsInfoP.do?chrClsCd=&admRulSeq=2100000234586
[3]Xu Ze See, Wan Sieng Yeo, Agus Saptoro,A comprehensive review and recent advances of vitamin C: Overview, functions, sources, applications, market survey and processes, Chemical Engineering Research and Design, Volume 206, 2024, Pages 108-129, ISSN 0263-8762, https://doi.org/10.1016/j.cherd.2024.04.048.
건전지의 브런치북을 만나보세요
신코너! 응답하라 건전지
평소 드시고 계시는 건강기능식품 또는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궁금하신가요?
간단한 무료 설문을 작성해 보세요. 건전지의 캡슐이와 알약이가 뉴스레터에서 대답해 드릴게요!
건전지 뉴스레터: 매주 금요일 오후, 양질의 건강정보를 무료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