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고만 싶은 글귀
택배
아버지, 올 겨울에 바닷가에도
아버지 좋아시던
눈이 유난히 많이 왔습니다
저도 시인 윤동주처럼 아버지께
택배를 보냅니다
상자에 눈을 가득 담고
전하는 말 같은 건 쓰지 않고
주소도 없고 우표도 없이
택배를 보냅니다
아버지 계신 곳 내내
따뜻하여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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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버지 제사였기에 윤동주 시인을 따라 한 번 적어봤다. 제사라고 해서 떠들썩하지도 않고 몇 년 동안 모친을 설득, 회유, 협박 같은 것으로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을 거의 다 줄였다. 과일과 동그랑땡 정도와 국 한 그릇. 이렇게 줄이기까지 7년이 넘어 걸렸다. 어른들의 고집을 꺾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제사라고 음식을 가득 차릴 필요가 없는 이유는 그 음식을 한 번에 다 먹지도 못한다. 그래서 두고두고 먹게 되는데, 보통 제사를 지내는 집에서는 남은 음식을 그 집의 엄마들이 시간을 두고 먹어 없애는데 우리 집 같은 경우는 그걸 내가 다 먹어 치워야 한다. 아무리 이것저것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다 해도 며칠이 지난 제사 음식을 꾸역꾸역 먹는 것은 힘들다. 기름기가 많으니까 며칠 지나면 라면 같은 것을 찾아서 먹게 되고 그런 순환은 몸에 썩 좋지는 않다. 이런 관습을 타파하기까지 7년이 넘어 걸렸다. 아버지 제사, 구정, 추석만 해도 음식이 만만치 않다. 사실 내 아버지는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 집은 기독교도 아니고 제사를 지내야 하는 불교도 아니다. 그래서 크게 차례를 지내는 것에 따지지 않는다. 그저 아버지 기일이니까 그날 평소 생각하지 않던 아버지를 한 번 떠올리면 그만이다.
어딘가에 글을 적어 올릴 수 있어서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조금씩 써 볼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라도 기억해주지 않으면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을 아주 하찮은 사람이기에, 인간의 만남이란 짧은 봄날 같아서 지나고 나면 내 아버지 따위는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기일을 만들어 두고 그 날 하루는 아,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 하며 한 번 웃고 지나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죽어간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무엇보다 작년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말았다. 전 세계적으로 2020년에 죽은 사람들은 죽고 난 후에 받아야 할 인간적인 절차도 받지 못한 것에 비한다면 내 아버지는 얼마나 다행인가. 외손녀가 벌써 초등학생이 되었고 키가 163이나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간 대신 새로운 별이 집안에 반짝이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가는 만큼 어딘가에서는 성장이 이뤄지고 또 우리는 점점 나이를 먹어 갑니다. 뭐 그렇다고요. 아버지가 좋아하는 쇠붙이로 된 무엇을 가지고 붙이고 자르고 만들고 싶은 걸 만들면서 그곳에서 편하게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