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4.
길어진 손톱 덕분이었다.
게 중에는 치아를 다 뽑아서 입으로 서비스를 하는 여자들이 있었다.
치아가 없는 입으로 애무를 하면 코카인을 들이마신 기분과 흡사했다.
삐죽하게 자라난 손톱은 나를 그곳으로 안내했다.
손톱의 끝은 어떠한 내 몸의 신경을 하나로 그러모아서 그곳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간판이나 건물의 외형으로는 전혀 매춘굴 같지 않았지만 나는 들어가서 처음 이빨이 없는 그녀와 섹스를 즐겼다.
가지런하지 않게 자라난 내 길어진 손톱을 그녀는 칭찬했다.
그녀와 나는 지금 호텔에 있다.
길게 자라난 손톱은 나를 지치지 않고 그녀의 축축함 속을 휘젓게 했다.
그녀는 몇 번이나 허리를 꺾었는지도 모른다.
모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기승위였다.
그녀를 안은 후 누워있는 그녀의 짧은 머리카락을 긴 손톱으로 만졌다.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살아서 손톱 안을 스치고 지나쳤다.
자란 손톱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져주면 그녀는 섹스 때보다 더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겨드랑이 사이로 나온 수북한 털을 손톱 끝으로 느낀다.
꾸덕꾸덕한 느낌이 손톱의 끝을 통해서 전해졌다.
치아를 몽땅 뽑아버린 선홍색 잇몸을 손톱으로 눌러보기도 했다.
치아가 없어서 그런지 섹스 후 그녀의 입에서는 동물의 진 같은 냄새가 흘렀다.
손톱을 쳐다보았다.
삐죽 나온 손톱은 나를 이전의 내가 아닌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자라난 손톱은 모든 소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난 모든 소리를 내가 내는 소리처럼 받아들였다.
하지만 손톱은 거부했다.
모든 소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 단호했다.
손톱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해안의 사구처럼 기묘한 모습으로 속살부터 붙어 있는 손톱은 손가락에서 분리되기를 바라면서도 자르지 말라고 나에게 말을 하고 있다.
길게 삐져나온 손톱은 사람들이 하는 모든 소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니다 싶으면 퉁겨내기도 했다.
이전의 나에게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행동.
하지만 자신감을 얻었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손톱은 나에게 말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손톱이 기니까 머리를 긁어도 시원했다.
이에 낀 치석도 손톱으로 긁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은밀한 부분은 물론이고 손톱으로 긁을 수 있는 부분을 긁으면 그렇게 시원했다.
시원함을 넘어서는 시원함.
단지 평소보다 조금 길게 자란 손톱을 뿐이다.
나는 오늘도 길게 자란 손톱을 쳐다보고 있다.
깎을 생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