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
손톱을 보니 많이 자랐다.
손톱은 어느 순간엔가 이렇게 자라 있었다.
관리를 하지 않으니 자라난 손톱은 영화 속 마귀할멈의 길쭉한 손톱처럼 보였다.
물론 실제로 그만큼 자랐다는 건 아니다.
평소보다 조금 자랐지만 그렇게 보였을 뿐이다.
하지만 보이는 그 부분은 내 생각과 나의 사고를 조금씩 잠식해 왔다.
시청에서 사람들을 시켜 관리를 소홀히 하면 엉망으로 자라는 강가의 수초처럼 보였다.
손톱이 길어지니 정말 볼썽사나웠다.
당장 깎으려고 하다가 무슨 생각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내일이 되면 얼마나 자라나 있을까.
하지만 손톱이라는 건 다음날 얼마나 자라났는지 자를 들고 재보려고 해도 전혀 자라나 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방심하고 어느 순간 보면 손톱은 벌써 이만큼 자라나 있었다.
손질하지 않는 손톱은 정말이지 제멋대로 자라나서 시궁창의 쥐처럼 보였다.
밖에서 돌아다니다가 들어온 날은 어김없이 긴 손톱 밑으로 때가 껴 있었다.
손을 깨끗하게 씻으면 씻은 대로 길어빠진 손톱은 이질적이었다.
대중목욕탕에서 한 시간 목욕을 하고 나왔을 때 물 빠진 색감의 긴 손톱은 그야말로 기민한 색소들이 빠져나간 번데기의 껍질 같았다.
쭈글쭈글해진 손가락 끝에 붙어있는 물 빠진 긴 손톱은 정말 보기 흉했다.
길게 삐져나온 손톱은 내 몸의 일부분이 아니라 어딘가의 이물감이 내 몸에 들어와서 억지로 붙어있는 느낌이었다.
평소에 이렇게 자란 손톱이 보기 싫고 때가 끼는 게 싫어서 무척 잘 깎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느 순간 길어진 손톱에 대해서 나는 관대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봐왔던 나의 손톱이 아닌, 더 나아가 내 손가락처럼 보이지 않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