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
어느 날 바람이 진짜로 사라진 것을 확인하기 위해 구청 뒤에 있는 산에 올랐다. 산에는 언제나 바람이 살아 있었다. 그동안은. 산은 그런 곳이다. 해가 없는 오전에 바람이 불어오면 쏴아 하며 파도처럼 바람이 밀려오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나의 몸을 관통해 지나가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산이다.
그래서 산에 오르면서 흘린 땀이 그 바람에 식어서 안 좋은 기분까지 휘발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산 위에 전혀 바람이 불지 않았다. 몹시 기묘했다. 일 년 열두 달 바람이 도사리고 있는 산에도 바람이 불지 않았다. 전혀 불지 않아서 풀과 나무가 마치 장식품 같아 보였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땀을 흘리며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산에 올랐다. 내려오는 사람들 역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내려가는 것이 사람의 목적처럼 무겁게만 보였다. 목적이란 밝고 경쾌할지 몰라도 목적에 도달하는 과정은 언제나 힘이 들고 무겁기만 하다. 인간의 사람이란 그런 아이러니로 늘 이루어져 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마주 오는 사람들에게 수고하십니다, 같은 인사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산속에 부는 바람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저기, 혹시 바람이 불지 않은 지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혹시 알고 계십니까?라고 나는 묻고 싶었다. 사람들은 애써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바람이 사라졌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또 4일이 지났고, 3일이 지났다. 거의 2주가 지나는 동안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았다. 저녁에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프라모델 코너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장난감 사 모으는 걸 좋아했다. 그런데 잘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다. 나는 분명 돈이 생기면 저 건담 프라모델을 구입하리라 굳게 다짐을 했다. 그래서 그걸 구입하러 왔는데 구경을 하는 동안 기묘한 감정에 휘말렸다.
나는 확실하게 저 건담 프라모델을 몇 달 동안 구입하려고 했고 그 충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저걸 구입해서 뭐 하지 같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장난감일 뿐이다. 게다가 조립해야 하고, 조립하려면 시간이 든다. 시간을 버려 가면서 등을 구부리고 앉아서 저런 걸 만들어서 뭐 하지? 마트에서 파는 주제에 너무나 비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