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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Oct 03. 2023

설레발에 혹하지 말아야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다


요즘 어디를 가나 눈에 띄는 문구가 ‘탕후루 반입금지’라는 문구다. 이 문구가 아이스크림 가게, 스티커 사진 가게, 화장품 가게 앞에 떡 하니 붙어 있다. 요즘은 이 탕후루가 반갑지 않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이 탕후루가 인기다. 아이들은 탕후루에 빠져서 엄마를 조르기 일쑤다. 탕후루는 보통 사오천 원 정도 하는데 칠 천 원 하는 곳도 있다.


어떤 전문점에서는 고액의 아르바이트비를 줄 테니 탕후루 직원을 구하는 소식이 뉴스에 뜨기도 했다. 상상 그 이상의 인기를 얻는 탕후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들어가는 설탕이 과하다는 것이다. 설탕에 환장하는 한국이 걱정이라는 말이다. 공중파에서도 탕후루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니 유튜브에서 잘만 다루면 영상 조회수가 대박을 친다. 그러다 보니 먹방 유튜브 들이 너도 나도 탕후루를 먹는 영상을 올렸다. 이를 본 아이들은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에 탕후루 전문점으로 달려간다.


이와 더불에 지금 가장 핫 한 소식은 아이폰 15의 발열상태다. 또 떨어트렸더니 깨졌다거나, 티타늄이 너무 약하다는 문제점을 여기저기서 다루고 있다. 빌어먹을 테크튜브들 전부, 몽땅, 1도 빠지지 않고 아이폰 15에 대해서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고 있다. 그게 그들의 일이니 뭐 어쩌겠나 싶지만 예전만큼(아이폰 초창기) 기기들에 대해서 인기가 떨어져서 요즘은 설레발들이 늘어났다.


아이폰이니 갤럭시니 새로운 제품이 출시가 되면 언제나 문제점이 영상으로 떠돌아다녔다. 출시가 되면 휘어짐, 구겨짐, 그린끼, 카메라 문제, 고스트 현상, 플레어 등 늘 문제가 생겨났고 그에 따라 유튜버 놈들이 이런 문제를 아주 큰일 난 것처럼 영상을 제작해서 올렸다. 안 그런 유튜버도 있지만 대체로 자극적으로 영상을 만들어야 조회수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안 그런 유튜버보다 그런 유튜버가 더 많았다. 큰일 난 것처럼 영상을 제작해서 올려야 자극이 되고 곧 조회수로 돈으로 연결이 된다. 관심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요만한 문제도 이만큼 큰 문제로 영상을 제작한다. 그래야 이슈가 되고 공중파 뉴스에도 나올 수 있으니까.


그런데 개인적으로 아이패드를 지금까지 총 4대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동안 그런 문제점 때문에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었다. 구겨지거나 휘어지거나 스크롤올 내릴 때 무슨 문제 같은 것들이 있었냐 하면 한 번도 없었다. 지금도 서브로 아이폰4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이폰 4가 나왔을 때 손가락을 어디에 갖다 대면 안테나가 뜨지 않는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현재 애플에서 아이폰의 새로운 발표를 하면 테크튜브들이 미국까지 건너가서 그놈의 팀쿡 하고 사진 한 번 같이 찍고 성덕인 양 인정하고 누가 누가 더 빨리 소식을 올리냐 내기를 하는 것 같아졌다. 그런데 이거나 그거나 저거나 다 비슷비슷한 내용뿐이다. 정말 현명한 테크튜브 몇몇은 그들처럼 우르르 유행에 딸려가지 않고 좀 시간을 뒀다가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제대로 된 영상을 올린다. 잘 보면 후자 쪽이 훨씬 인기다. 후자 테크튜브들, 즉 현명한 인간들은 이제 다 안다. 우르르 가서 비슷한 영상을 올리고 팀쿡과 사진 한 번 찍고 좋아하는 따위의 영상은 필요 없다는 것을.


아이폰 3이나 아이폰 4, 5가 나왔을 때만큼 혁신적인 변화가 없으니 그 외의 것들에서 영상을 만들 수밖에 없으니 설레발이 늘어나는 것이다.


탕후루도 마찬가지다. 탕후루 달겠지, 나는 먹어 보지 못했다. 그런데 탕후루 하나에 들어가는 당분이 콜라 한 잔에 들어간 당분보다 적다고 한다. 그 외 여러 감미료가 들어가겠지만 그래도 일단 과일이라도 들어가잖아. 콜라나 사이다에 과일은 들어가지 않는다. 탕후루는 비싸니까 또 자주 먹지 못할 테고. 아이들 같은 경우 부모가 좀 제재를 해야겠지. 당연한 말이지만.


오징어 게임에 나왔던 달고나. 그 달고나 열풍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달고나 해 먹는 사람이 있을까. 얼마나 열풍이었나. 생각해 보면 굉장했다. 줄 서서 달고나 해 먹고. 근데 2년 정도 지난 지금 달고나 해 먹는 풍경을 볼 수 있냐면, 볼 수 없다. 사라졌다. 거의 없어졌다.


달고나는 그냥 설탕이다. 이 달고나를 먹고 자란 어른들 같은 경우 전부 당분 때문에 지금 고생을 하지는 않는다. 설탕을 가열하여 녹인 다음 소다를 뿌려 먹는 이상한 음식이다. 그냥 설탕을 입에 넣는 수준이다. 가격도 저렴해서 어릴 때 몇 번이나 해 먹었다. 그런데 그 당분 때문에 지금 어른들이 전부 골골거리지는 않는다.


거기에 비하면 탕후루는 양반이다. 그렇게 유튜브나 뉴스에서 설레발을 칠 거리가 되나 싶다. 이는 깊게 파고들면 사회적 문제보다는 사회적 문제를 가장한 정치적인 문제에 가까울 수 있다. 설탕 왕창 들어간 코카콜라는 늘 어쩌지 못하면서 탕후루 같은 소규모에는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사회적인 문제에 있어서 지금 정부는 국민들을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것은 아닐까. 국감에 탕후루 업체 대표까지 불렀다고 한다. 부르려면 설탕 회사 대표를 불러야지 거기는 대기업이라 손을 댈 수 없으니 늘 만만한 사람들을 불러 조지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티브이를 보다 보면 흥이 확 깨지는 게 살인을 하고 딱 서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에서 모자이크가 된다. 이 부분 때문에 몰입이 깨진다. 담배 피우는 게 너무 나쁘고 안 좋다고 해서 티브이 영상 속에 등장하는 흡연장면은 전부 모자이크다. 담배가 인간에게 해롭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해로운 것들은 시청자들에게 보이지 않게 하겠다는 결의 같은 것이 보이는 처방이라고 지들은 생각하겠지만 설레발이다.


담배, 물론 인간에게 나쁘지만 따지고 보면 담배보다는 술이 인간에게 더 해롭다. 술을 마시고 만취한 채로 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술에 취해 칼부림을 하고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시비를 건다. 명절에 가족이 다 모인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하다가 욱 한 마음에 가족을 찌르기도 한다.


담배는 광고도 없고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만 술은 이상하게 권장하는 분위기다. 이상하잖아. 맥주 - 각종 맥주, 하이볼, 소주 광고는 죄다 예쁜 연예인들이 나와서 술이 맛있으니 많이 마시라고 한다. 소주 광고는 이효리 이후 그 시기에 가장 잘 나가는 연예인이 광고를 한다. 요즘은 소주병도 예쁘게 만들어서 더 많이 구입하게 하려는 속셈이 눈에 드러난다.


또 술에 관한 드라마도 있다. 술꾼 도시의 여자들처럼 술에 관련된 드라마에서는 술을 찬양하며 미지근한 소주가 어떻다느니, 술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만취해서 꽐라가 되면 세상이 자기 것인 양 이야기가 이어진다. 드라마에서 술 마시는 장면은 너무나 맛있게 이어진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크햐. 사람들은 기분 좋아한다. 그러나 담배 한 대는 모자이크다. 아니 피우는 장면도 거의 없다.


담배와 술 중에 타인에게 피해를 더 주는 건 당연하지만 술이라고 생각한다. 담배로 패가망신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술로 가족이, 가정이, 자신이 망가지는 경우는 허다하다. 영화 속에서 라면에 소주 마시는 장면은 아무렇지 않게 내보내면서 어째서 담배 피우는 장면은 모자이크인가. 이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에 담배 냄새를 싫어한다. 그러나 이건(영상 속 모자이크 처리건) 그것과는 무관하다. 담배연기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고는 하나 만취한 사람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만큼 표층적이지 않다.


오늘의 선곡은 그린 데이의 Boulevard Of Broken Dreams https://youtu.be/Soa3gO7tL-c?si=nOeiM39Rj4R0kC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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