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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May 10. 2020

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86

4장 1일째 저녁


86.

 “그들도 먹고살아야 하지. 그들이 하는 불법적인 부분은 아주 미세한 부분들입니다. 만에 하나 그중, 수많은 전깃줄 같은 곳에서 하나라도 위험한 부분에 대해 작업을 하여 어딘가로 빼돌리려는 낌새가 보인다거나 냄새를 풍기면 우리는 어김없이 출동을 합니다. 그들은 우리와 충돌을 몹시 두려워합니다. 소리 없이 다가가서 하루아침에 누락시키고 맙니다.”


 “누락?”


 마동은 누락이라는 단어를 소리 내어서 말했다.


 “그렇소. 누락됩니다.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누락이 되어서 다시는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어 버리고 맙니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오너가 가끔씩 뒷거래를 하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지.”


 마동은 여러 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떠올랐다가 파도처럼 밀려갔다.


 “히틀러의 독재가 어떻게 가능했을 것 같소?” 역시나 마동의 대답을 듣기 전에 스미스 요원은 곧바로 말을 이었다.


 “히틀러는 우로 요제프 괴벨스라는 선동 질을 하여 히틀러의 정권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장군과 좌로 아돌프 아이히만이라는 살인 처리기계를 두었다. 괴벨스는 그랬지. 선동에는 한 문장이면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 선동을 반발하려면 많은 문장과 연구논문이 필요하다고 말이오. 반발하려는 그 준비를 한다는 자체가 이미 선동되었다는 말이지. 그들은 기계처럼 움직였지. 그런 무시무시한 인간들이 히틀러에게는 꽤 있었소. 독일식 단체주의에 입각한 충성에 맹목적인 개 같은 사람들 말이오. 그렇지만 그들이 히틀러의 독재에 전부라고는 할 수 없소. 히틀러는 당시에 언론을 장악하고 금융을 먹어버렸어. 좀비처럼 말이오. 언론을 제압하면 정부는 조금 수월해집니다. 정부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소.”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오. 정부는 모든 걸 다 알면서 사건사고를 미연에 예방하지 못하는 거지?라고 말이오. 그건 말이지 흐름이오. 동물의 왕국을 보면 잘 나타납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어떤 무리의 동물은 죽어야 그 무리는 살아나지. 물소인 누우 한 마리가 하이에나 무리의 밥이 되어야 다른 누우들이 살아서 그곳을 빠져나가는 것이지.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도 다를 게 없소. 지금 과포화 상태에 있지. 그에 따른 고질적인 문제를 껴안고 있다는 말이오.” 스미스 요원은 숨을 한 번 멈추었다.


 “오늘 너무 많은 말을 해버렸군, 내가 하는 말은 윗선에서는 전부 보고 듣고 있소. 나도 이 이상의 말을 해서는 안 되오. 너무 겁은 먹지 마시오. 뭘 어쩌려고 우리가 이러는 것은 아니오. 단지 우리는 대답을 들으려고 하는 것이지. 우리가 고마동 씨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늘 한 작업에 대해서는 함구하라는 것이오. 이 작업은 정부에게나 당신들에게나 아주 중요한 부분이오. 이 작업이 끝났을 때 리모델링한 꿈이 다른 곳으로 새어나간다거나 불순한 의도로 사용하는 집단에게 들어간다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말이지. 그땐 당신뿐만 아니라 회사도 그렇고 물론 나도 어찌 될지 모른다오. 곧 우리 모두는 누. 락. 될 수 있다는 말이오.”


 “나는 집에 예쁜 두 딸도 있는데 말이지.” 케이 요원은 긴 시간 동안 미동도 없이 가방을 옆에 들고 미지의 표정으로 스미스 요원 옆에 죽 서 있었다. 스미스 요원은 선글라스를 쓰고 케이 요원을 앞세워 고요하게 회사를 빠져나갔다. 불필요한 행동 없이 아주 조용하게 나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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