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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벗고 같이 즐기면 시간당 오십씩 더 얹어주지”라고 이사가 단호하게 다시 한번 말했다. 그리고 술잔을 들었다. 여자들은 돈이 필요했다. 돈은 언제나 필요하고 모자란다. 빚을 갚기 위해 그리고 백을 사기 위해, 슈즈를 구입하기 위해, 피부를 위해, 처지지 않는 엉덩이를 위해 돈이라는 건 필요했고 늘 부족했다. 두 명중 한 명이 마스크를 벗었다. 마스크를 벗은 여성이 술잔을 들었다. 얼굴이 초이스하우스의 다른 여성들처럼 아주 예쁜 얼굴은 아니었다. 눈과 눈 사이가 적당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코도 다른 여성에 비해 몽톡했다. 화장은 진하지 않고 기분 색조화장만 했지만 이상하게 얼굴이 탤런트처럼 예쁜 다른 여성에 비해서 풍기는 냄새가 짙었다. 그것은 여성의 깊은 냄새이기도 했고 근접할 수 없다가 어느 순간 그대로 잡아당기는 마성의 냄새이기도 했다.
문제가 되었었던 여성은 연예인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주 예뻤지만 개성이라는 것이 여자의 얼굴에서 달아나 있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여자연예인들을 골고루 떼어 옮겨다 놓은 얼굴이었다. 콜라주로 짜깁기해 놓은 것 같았다. 많은 여자들을 손에 쥐었던 이 남자들에게 얼굴이 단지 예쁜 여자는 호감 가는 상대가 아니었다. 압도적인 여자의 깊은 곳의 냄새를 풍기는, 조금 못 생긴 여자에게 이사는 격한 흥분을 느꼈다. 대단한 흥분이었다. 신혼시절 자신의 아내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흥분과 여자의 냄새였다. 심장이 뛰었다. 혈관을 타고 피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작 생기다 만 얼굴을 지닌 젊은 여자애가 앞에 서 있을 뿐인데 이사의 몸은 반응을 하고 있었다. 이사는 또 술잔을 들었다. 여성도 술잔을 들었다. 그리고 또 술잔을 들었다. 여성도 같이 술잔을 비웠다.
그때 이사는 그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이었다.
“여기서 한 번 하면 50을 더 줄게. 그럼 잠깐 파티를 즐기고 넌 일반 회사원이 월급을 가지고 가는 거야”라며 이사는 여자의 몸에 자신의 몸을 붙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여자의 냄새가 격하게 풍겼다. 여자는 갑작스러운 이사의 행동에 놀라서 이사를 밀쳐내려 했지만 완력이 강해서 그대로 몸이 눌리고 말았다. 여자는 발버둥을 쳤다. 속옷 차림의 코르셋을 입고 바동거릴 때마다 성기가 불빛을 받아서 벌어졌다 닫혔다 했다. 술잔을 들고 있던 얼굴이 예쁜 여자가 달려와서 여자를 누르고 있던 이사를 잡아떼어 놓으려고 했고 나머지 두 명의 남자가 어허, 이게 왜 이러실까. 하는 표정으로 또 다른 여자를 붙잡았다. 그녀들은 소리를 질렀고 강간을 당하는 포즈를 취하게 되었다.
“이것 보라구, 이것대로 재미있는 놀이야. 너희들은 우리들의 정액을 받고 돈을 가지고 가는 거야. 계산을 확실하게 해 줄 테니 마음껏 반항을 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바동거리는 여자는 누르는 힘 때문에 누군지도 모를 남자의 목소리가 낮게 들렸다. 이사에게 깔린 여자는 이사의 뺨을 때렸고 손톱으로 가슴에 상처를 냈지만 그럴수록 이사는 흉측한 소리를 내며 여자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발기가 되지 않았다. 술을 너무 마셨다. 흥분은 했지만 페니스가 말을 듣지 않았다. 발기가 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인데 이사는 발기가 힘들었다. 이사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며 발기를 시키는 와중에 여자는 이사에게서 빠져나와 방에서 달아나려고 했다. 엉덩이가 움직일 때마다 깊은 곳의 냄새가 향수처럼 번졌다.
옆에서는 계장이 얼굴이 예쁜 여자의 성기에 자신의 페니스를 집어넣고 있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집어넣는 행위였다. 여자가 꼼짝하지 못하도록 범무팀장은 상체를 꾹 누르고 있었고 여자의 입에 성기를 집어넣으려 했다. 여자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법무팀장이 여자의 코를 손가락으로 눌러 막았다. 숨이 막힌 여자는 입이 자동적으로 벌어졌고 그 속으로 법무팀장의 페니스가 들어갔다.
도망가던 여자가 법무팀장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때 이사가 따라오더니 소리를 지르며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당겼고 여자는 이사의 힘에 대항하다가 반동에 그만 몸이 넘어지면서 머리가 테이블의 모서리에 부딪혔다. 탁, 하는 둔탁한 소리가 실내에 한 번 크게 울렸다. 여자는 그대로 몸에 힘이 빠져나가 쓰러졌고 이사는 그 모습에 발기를 했고 여자를 덮쳤다. 돌아가면서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난도질당했고 여러 차례의 강간이 이루어졌다. 한 여자는 전혀 인기척이 없었고 얼굴이 예쁜 여자는 정신이 가물가물했다. 머리를 세게 부딪친 여자는 숨을 쉬지 않았고 이미 혈색이 얼굴에서 빠져나가 버렸다. 다른 여자는 정신은 나갔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 미미하게나마 코에서 숨을 내 쉬고 있었다.
남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상황을 받아들였다. 이미 한 여자는 죽었다. 한번 죽은 인간은 다시는 깨어나지 않는다. 그들은 뒤처리를 해야 했다. 미미하게 숨을 쉬고 있는 여자의 목에 이사가 한 손을 올렸다. 지그시 눌렀다. 여자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눈동자가 기계처럼 파르르 떨렸다. 이사의 손위에 법무팀장의 한 손이, 또 계장의 한 손이 올라갔다. 서로 힘을 주었다. 미세하게 떨리던 여자의 눈동자가 멈추었고 입이 약간 벌어지는가 싶더니 심장이 뛰지 않았다. 남자들은 숨이 멎은 여자들을 시간(屍姦)까지 했다.
그들은 축 늘어진 여성들을, 그녀들이 걸어 나온 벽장에 다시 넣었다. 그 안에 시멘트를 부어 그대로 세상에서 소멸시키기로 했다. 빌딩이 무너지지 않은 이상 이 시체들을 찾아낼 방법은 없었다. 그들은 오늘 밤을 마지막으로 그들 역시 다시는 만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여자들은 룸살롱을 전전긍긍 다니는 여성들이라 실종신고가 들어와도 경찰의 조사가 완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 도시에서 일어나는 사건 중에 미제사건으로 크고 작은 사건이 매달 3천여 건이 미궁으로 사라졌다. 사건에 가담했던 가해자들은 마담에게 거액을 찔러주며 입을 단속했다. 지역신문에 초이스 하우스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두 명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신문 한편에 실렸지만 그대로 묻히고 말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