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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계란말이를 위로의 맛이라고 해

시 이고만 싶은 글귀

by 교관


오랜만에 계란말이를 해 먹었다.

맛 자체는 없지만 오늘 먹은 계란말이가

어린 시절에 먹었던 계란말이의 맛을 이겼다.

백야같이 춥고 어두운 긴 육 개월의

밤을 보낸 후 맞이한 아침에 먹는 계란말이.

긴 밤 동안 고생이 쌓여 고통이 되고,

고통이 굳어 통증이 되었지만

긴 밤을 보낸 다음 날,

어둠을 뚫고 솟아오른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먹는 계란말이는

위로의 맛이다.

마음껏 실수하고 그 실수가 실패가 아닌

실력이 될 거라고 계란말이가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위로가 되었다.

이틀 째인데 육 개월의 보상을 받는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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