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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르멘 Apr 29. 2023

스트레스의 파도 위에서

내가 요가를 하는 이유 

왜 많은 운동중 요가를 하나요?                                                                                                                                                                                                                                       

"재미없이 고단한 어른 1명" 이 되고싶지 않아서. 


첫직장, 입사 후 1~2년쯤 지났을때 회사가 있는 수원에서 집까지 버스를 타고 다녔다. 


집은 서울이었고, 회사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바로 고속도로로 진입, 1시간여 걸려 도착했다. 


생각해보면 서울시내에서도 강남-강북이 1시간 정도 걸리니 시간상 멀진 않을수 있었다.


하지만 "안녕히 가십시오. 경기도 - 어서오십시오. 서울특별시" 가 말해주는, 시와 도를 넘나드는 


심리적 거리감은 꽤나 컸다. 


어느날이었을까. 회식이 끝나고 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그냥 서서 가야겠다, 싶어서 손잡이를 잡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기우뚱거리는 손잡이처럼 내몸도 기우뚱 거렸고 순간 속이 울렁거렸다. 


청춘이고 나발이고  '재미없이 고단한 어른 1 추가요!' 라고 내마음이 말했다. 


빛나던 청춘생활의 마감이 끔찍했다. 



크게 한숨을 입으로 내쉬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명치끝의 답답함. 


실제로 나는 소화불량이 너무 심해져 밥한숟가락만 목으로 넘겨도 체하기 일쑤였고


어느날은 퇴근길에 너무 답답해서 바로 응급실로 퇴근한 적도 있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그때뿐, 만성소화불량엔 답이없었다.


그렇게, 나는 좀 제대로 살아보기 위해 집앞에 있는 요가원에 등록을 했다. 


손을 뒤로 보내 등뒤에서 #나마스떼                                                                         사이드하이파이브

매트 위에서 1시간. 수리야나마스까라로 시작되는 요가수업은 한시도 내몸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요가가 보통 정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하루종일 누워있거나 앉아있는 상태에 비하면


아주 동적인 운동이다. 고개를 들었다 수그렸다, 척추를 접었다 말았다 폈다, 일어났다 앉았다 누웠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플로(flow)속에 몸을 내맡겨야한다. 


그러다보면 잡생각은 사라지고 들숨-날숨 하는것만으로도 벅차다. 


그러다가 사바사나. 송장자세 때야 비로소 몸을 매트위에 누인다. 


매트가 내몸인냥, 땅 아래로 침전하는 느낌을 오롯이 즐기며 내몸이 고단했다는 걸 인지한다. 


그리고 매트위에 평화로이 누워있는 지금 이순간에 감사한다. 


이때 마음의 근육도 함께 이완된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하루1시간을 지켜냈다는 감사함. 


그누구의 방해도 없이, 그무엇의 간섭도 없이 내가 나를 위해 움직였다는 기쁨. 


크게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에 명치끝에 붙어있던 답답함이 살얼음 녹듯 녹는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하루종일 굳어있던 얼굴근육도 덩달아 풀어진다. 


매트위가 건강함, 긍정, 감사의 에너지로 둘러쌓인다. 


이것이 내가 요가를 처음 시작한 이유다. 


#신경숙 작가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란 책 속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이해하는 것 내일"이라는 문구가 있다. 


나도 그렇다.


#스트레스가 인생의 어쩔수없는 파도라면, 


파도를 타는건 나의 일이기에, 나는 오늘도 파도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요가를 한다. 



*********

Dear. 나의 인생요가 일기를 읽는 누군가에게..

이 짧은 일기는 28살부터 시작한 요가수련을 잊지 않기 위해 썼습니다.

서른 넘어 어느날, 요가지도자 자격증도 땄지만.  요가를 하는 시간이 그냥 행복한 사람입니다.

요가를 하는 동안 내 몸의 변화는 알수 있어도 의식의 변화는 기억할 수 없기에 기록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른이들과 함께 그 의미를 공유할 수 있다면 보다더 특별한 수련의 완성이 될 것 같아 발행합니다. 수련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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