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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리 Sep 06. 2019

문득 누군가가 그리워질 때면

문득 누군가가 그리워질 때면

가만히 뒤뜰에 앉아

발 밑 아래 그늘을 세어보다가

덜그럭거리는 문고리를 보채어보다가

어느새 그립지 않을 때쯤

방으로 돌아와 밤새 잠 못 이루고

동이 틀 무렵에야 겨우 잠에 들곤 합니다


그리움이란

좋아하는 마음 사이에

미운 마음이 끼어있어서

한번 생각하고 웃고

또 한 번 생각했을 때는

주저앉아 소리 내어 울기도 합니다


언제나 그리운 그대를 생각하면서

오늘도 뒤꼍에 부는 바람으로

꽃잎을 천천히 쓸어내다가

낙숫물처럼 떨어지는 비에

켜켜이 쌓인 묵은 먼지를 씻어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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