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누군가가 그리워질 때면
가만히 뒤뜰에 앉아
발 밑 아래 그늘을 세어보다가
덜그럭거리는 문고리를 보채어보다가
어느새 그립지 않을 때쯤
방으로 돌아와 밤새 잠 못 이루고
동이 틀 무렵에야 겨우 잠에 들곤 합니다
그리움이란
좋아하는 마음 사이에
미운 마음이 끼어있어서
한번 생각하고 웃고
또 한 번 생각했을 때는
주저앉아 소리 내어 울기도 합니다
언제나 그리운 그대를 생각하면서
오늘도 뒤꼍에 부는 바람으로
꽃잎을 천천히 쓸어내다가
낙숫물처럼 떨어지는 비에
켜켜이 쌓인 묵은 먼지를 씻어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