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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리 Dec 29. 2016

그것들의 命名

머리핀을 고르기 위해 잠깐 멈춘 

발걸음

생각의 틈사이에 눈에 들어온

숫자

뭉툭한 연필로 예쁜 글씨를 가득 담아낸

편지

 개의 방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맥박

부르기 전 고르게 가다듬는

호흡

양손에 가득 쥔 따뜻한

손난로

잔상을 남기고 간 수천번의

깜빡임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볕들의

행진

100℃를 머금은 만두를 담는

걸어가다 만난 낯선 빛들의

눈인사

코 끝을 간지럽히는 바람의

장난

두둥실 떠오르는 구름의

얼굴


서로 다른 그것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일을

사랑이라 명명(命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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