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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방울 Nov 23. 2024

흘러간 세월

아버지의 시간

#흘러간 세월 1


흘러간 세월

주마등처럼

옛 추억이 새로워진다.


훨훨 가버린

세월 파도에

내 젊음을 묻어버리고

가는 젊음, 오는 백발

이유 없이 받아줍니다.


잡을 수도 없어요.

막을 길도 없어요.

그냥 놓고 갑니다.


비운 마음에

만족을 하고

웃음으로

떠납니다.


#흘러간 세월 2


태양도 뉘엿뉘엿 이 몸도 더 한 살

덧없이 가는 세월 누가 막으리

풀피리 꺾어 불며 아지랑이 먼 산 친구

뜬구름 오솔길에 추억이 설다


2016년   낙서



#흘러간 세월 3


청춘은 나 싫다고 멀리멀리 떠나가고

세월은 내가 미워 앞질러서 돌아가고

흰머리 나 좋아서 주름친구 같이 오네

외로운 이 마음은 어디매로 가야 하나

이넓은 세상에도 둘 곳 없는 이 몸이여

머물 곳 어디 매냐 나 둘 곳은 어디메요

구천에 헤매다가 구름처럼 흩어지네


12월 2일 저녁, 심우 씀.






해가 넘어갈 때, 한 해를 돌아보는 1년의 끝자락에 서면 수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세월이 왜 이리 빠를까 싶고, 1년 동안 나는 무엇을 했나 싶기도 하고 후회가 들기도 한다. 한 살 한 살 나이 들어가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귀엽고 조그맣던 나의 강아지들, 예쁘기만 하던 해맑은 아가들이 벌써 중학생이 되고, 사춘기를 겪는 시기를 보며 한 해, 한 해 빠르게도 아이들을 자라게 하는 세월이 야속할 때가 있다. 순간순간 아까운 시간들에 큰 숨에 빨려나갈 때가 있다.


그러니 여든 노인의 한숨엔 얼마나 많은 것들이 들어 있을까? 당신의 세월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내 맘대로 세월을 잡을 수 없고 저 멀리 떠나가는 청춘의 시간들. 아버지에게 스치고 지나가는 청춘의 장면들은 간곳없고 흰머리 성성한 나이 든 모습으로 남은 당신이 초라해 보이셨을까?


지나간 세월을 보내고 맞이하는 지금의 시간을 받아들이는 마음도, 흘러가는 세월에 아쉬운 마음도 모두 들어있는 당신의 이야기를 마음에 간직해 본다.


당신의 세월을 소중하게 담아내겠다고, 기억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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