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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섭섭박사 Jun 24. 2021

사각빨대 오각회전목마

반댈루행성의 밍맹몽 #15

둥근 바퀴 사용금지

“야호~, 너무 신나는 거 아냐? 롤러코스터도 있고, 사파리도 있는 거야?”

밍맹몽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동안 비밀 열쇠를 찾느라 고생한 밍맹몽을 위해서 은디요가 밍맹몽과 함께 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휴가 장소는 반댈루 행성 최고 휴양지인 구르지마키지지다. 그곳에는 반댈루 행성에서 가장 큰 테마파크인 구르지마랜드가 있어서 밍맹몽은 아침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승객 여러분 잠시 후 여객기는 최종 목적지인 구르지마키지지 공항에 착륙하겠습니다. 현지 날씨는 화창하고 기온은 24도로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날씨가 되겠습니다만, 착륙시 심한 충격이 예상되오니 모두 자리에 앉아 주시고 안전벨트를 꼭 반드시 확실하게….”

잔뜩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내 방송을 듣고 있던 밍맹몽은 착륙할 때 심한 충격이 예상된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은디요, 이게 무슨 말이야?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착륙할 때 심한 충격이라고?”

밍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게다가 창밖에는 공항처럼 보이는 건물이나 활주로도 보이지 않았다.

“음…. 내가 말 안 했나? 우리가 가는 구르지마키지지에서는 둥근 것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있어. 둥근 바퀴나 구슬 같은 거 말이야.”

은디요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였다.

“뭐라고? 그…, 그럼 설마 바퀴 없이 비행기가 착륙하는 건 아니지?”

‘쾅! 콰르르르르르르르---.’

그때였다. 정말 기장의 말대로 비행기가 벽에 부딪힌 것 같은 심한 충격이 느껴졌다. 비행기가 뭔가 바닥에 끌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으아~, 이게 뭐야! 비행기가 어디에 착륙하는 거야? 사람 살려~!”

엉망진창이 된 밍맹몽과 은디요. 그래도 아무도 다치지 않고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했다. 활주로는 바다였다. 사실 지구에 있는 흔한 활주로처럼 딱딱한 도로였다면, 정말 큰일 날뻔했다. 바다 활주로에는 공항 버스처럼 공항 셔틀잠수함이 준비되어 있었다. 셔틀잠수함은 바다 활주로에서 지하 공항 건물까지 승객을 실어날랐다. 밍맹몽은 아직도 충격에 어리둥절했다.

“설마 자동차들도 바퀴가 없는 건 아니겠지?”

맹이의 의심은 출국 게이트를 빠져나오면서 바로 현실로 바뀌었다. 

“헉…. 자동차 바퀴가 모두 사각형이야!”

길가에 늘어선 택시의 바퀴가 모두 팔각형이었다. 심지어는 짐을 싣고 나르는 카트도, 지나가는 자전거도 모두 팔각이었다.

          

사각 빨대와 오각 회전목마

“으아아아아~.”

택시를 탄 밍맹몽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바퀴가 팔각형이라 굴러갈 때 충격이 심했다. 덜컹거리는 팔각 바퀴에 멀미가 날 정도였다.

“이게 굴러간다는 게 오히려 신기하다. 아니 왜 둥근 바퀴를 안 쓰는 거야? 이 동네 사람들은 충격받는 게 취민가? 도대체 이유가 뭐지?”

30분 정도 달렸을까. 덜컹거리는 택시가 멈춰 선 곳은 구르지마랜드 입구였다. 하도 달려서 그런가. 사실 이제는 좀 진동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사람의 적응력이란 참 놀라웠다.

“우와~, 회전목마다!”

테마파크에 도착한 밍맹몽은 조금 전까지 받았던 충격과 멀미도 잊고, 신나게 돌아다녔다. 정말 오랜만에 와 본 놀이공원이었다. 지구에 있는 놀이공원과 거의 똑같았다. 다만 동그란 게 없다는 게 신기했다.

“정말 희한한데? 회전목마가 오각형으로 돼 있어. 빙빙 돌아가지만 뭔가 좀 다른데?”

회전목마뿐이 아니었다. 놀이공원의 상징인 거대한 대관람차도 삼각형으로 돼 있었다. 밍맹몽은 오각형 바퀴가 달린 범퍼카도 타면서 신나게 놀았다. 사각형 농구공으로 농구 게임을 해서 네모난 얼굴 인형을 받기도 했다.

“으…. 우리 뭐 좀 먹고 놀면 안 될까? 배에서 꼬르륵하고 신호가 오는데?”

밍맹몽과 은디요는 피자와 햄버거를 동시에 파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은디요~, 이건 너무한 거 아냐? 피자가 사각형이야!”

“우와~ 빨대도 사각형인데?”

밍맹몽은 식당이 더 신기했다. 지구와 똑같이 피자와 햄버거를 파는데, 모두 사각형이었다. 컵도 접시도 심지어는 음료수 캔도 사각형이었다.


<Part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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