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댈루행성의 밍맹몽 #16
수상한 둥근 바퀴 박물관
“은디요, 정말 궁금한 게 있는데, 왜 둥근 바퀴가 없는 거야?”
밍맹몽은 이제 신기하지도 않았다. 그냥 뭐랄까. 너무 갑갑했다.
“이곳에 가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지. 들어가자~.”
은디요는 ‘구르지마 히스토리뮤지엄’이라고 쓰여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박물관은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뭔가 오밀조밀하게 많이 있는 것 같았다. 좀 오래된 박물관 냄새가 나기도 했다.
“어? 뭐지? 여기에는 바퀴가 있는데?”
“하하, 되게 웃긴다. 하도 다른 걸 봐서 그런지. 이젠 그냥 바퀴가 신기해!”
밍맹몽은 마치 명절에 고향을 찾아온 서울 사람처럼 박물관에서 푸근한 고향의 느낌을 받았다.
“그래, 바퀴는 정말 위대한 발명품이야. 지구에서는 3500만 년 된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 통나무를 잘라서 만든 나무 바퀴를 찾아냈지. 반댈루 행성도 마찬가지야. 3500만 년 전 유적에서 비슷한 바퀴를 발견했지.”
은디요는 박물관에 전시된 커다란 통나무 바퀴가 달린 수레를 보면서 얘기했다.
“우리도 지구도 바퀴를 발명했기 때문에 교통이 발달할 수 있었어. 처음에는 수레가 만들어지고 점점 발전해서 자동차까지 만들어졌지. 북아일랜드의 수의사였던 존 보이드 던롭이 공기타이어를 발명하면서 자동차는 엄청나게 발전했대. 바퀴가 발전하면 자동차를 움직이는 힘도 발달한 거야. 사람이 끌다가 소나 말이 끄는 수레에서 증기기관이나 디젤엔진까지 등장한 거지. 헤헤 사실 자동차는 전기로 달리는 게 먼저 등장했다고 하더라고.”
몽이가 목에 힘을 주면서 술술 이야기했다. 사실 몽이는 자동차 덕후거든. 집에는 각종 자동차 모형이 가득하다. 모형이지만 4기통 엔진을 3D 프린터로 직접 만들기도 했어.
“그래, 지구처럼 그런 자동차를 연구하던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여기 구르지마키지지야. 여기는 반댈루 행성 최고의 자동차 연구소가 있었던 곳이지. 사람들은 더욱 편리한 것을 찾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더 빠른 자동차를 사람들이 원하게 됐지.”
은디요는 영상관이라고 쓰여 있는 곳의 문을 열면서 설명했다.
“그런데 욕심이 과했어. 사람들은 점점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원했고, 바퀴를 연구하던 구르네 연구소의 책임자인 구르네 박사는 미친 듯이 연구에 몰두했지.”
영사관의 스크린에서는 다양한 바퀴를 가진 자동차 시험 장면이 나왔다.
“그러다가 마침내 구르네 박사가 엄청난 녀석을 만들고 말았어. 아무리 빠른 속도라도 견딜 수 있는 특수 바퀴 말이야. 결국 그런 바퀴를 달 수 있는 뉴트론스타 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동차까지 등장하게 된 거지.”
“그럼 좋은 거 아니야? 그런 엄청난 자동차가 있으면 편리하지 않을까.”
맹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물었다.
“사람들은 박사의 연구에 극찬했지. 하지만 불행의 시작이었어. 뉴트론스타 자동차는 시속 500km를 쉽게 넘겨 달릴 수 있었어.”
“그런데?”
밍맹몽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호기심 있는 눈초리를 보냈다.
“커다란 사고가 났어. 뉴트론스타 자동차가 시험 도중에 시속 700km에 도전하다가 그만 차가 뒤집혀서 폭발했어. 차 안에는 카레이서였던 구르네 박사의 외동딸이 타고 있었지. 그 충격에 박사는 우울증에 걸렸고, 연구는 중단되었어.”
그때부터 사람들이 문명의 발달에 대해 후회를 하기 시작했고, 자동차 바퀴 사용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시간이 오래 지나고 나서는 사람들이 점점 둥근 원을 사용하는 것조차 금지하게 된 거지.”
<Part3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