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섭섭박사 Jun 24. 2021

마하장가

반댈루행성의 밍맹몽 #26

밍의 눈물

“아이고, 이게 뭐야….”

“야! 아무리 우리 집, 아니라고 이렇게 지저분하게 해도 되냐?”

“어제 뭘 먹고 잤기에 이렇게 냄새가 나는데?”

몽이가 아침부터 잔소리를 해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밍이가 있는 방이 발 딛을 틈도 없이 옷이며, 책이며, 장난감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야! 밍이! 너 정말 안 일어날 거야?”

몽이는 밍이가 꽁꽁 싸매고 있는 이불을 확 잡아당겼다. 밍이는 벌겋게 달궈진 눈가를 숨기며 엎드려 있었다.

“너…, 울었니?”

“….”

밍이는 대답 없이 더 움츠렸다.

“아니, 무슨 일이냐고!”

몽이가 밍이의 어깨를 잡자, 밍이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별이가 보고 싶다구! 집에… 가고 싶단 말이야.”

밍이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잔소리꾼 몽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밍이의 울음소리가 창밖 멀리까지 울려 퍼졌다.

“그러기도 하겠지…. 벌써 10개월이나 지났으니.”

반댈루행성에 불시착하게 벌써 10개월 전 이야기였다. 중력 없는 마을, 산소 없는 마을, 물 없는 마을들을 여행하며, 밍맹몽은 반댈루행성을 지켜 줄 전설이 되어가고 있었다.

“얘들아, 오늘은 그럼 기분 전환이나 하러 갈까?”

은디요가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5분도 채 안 된 것 같은데, 하파나가 스피더를 타고 나타났다.

“자~, 여러 분들을 꽃의 세계로 안내하겠습니다~!”

하파나는 밍맹몽 그리고 은디요를 태우고 어디론가 신나게 날아갔다.  

        

꽃 가이드 마하장가

얼마나 갔을까. 모래바람이 거칠게 일어나는 댈루사막을 지나 한 시간쯤 지나자 점점 밝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자~, 여러분,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지금부터 반댈루 행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안구리네키지지를 소개합니다~!”

일행들을 태운 스피더가 양쪽 절벽으로 가로막힌 언덕을 넘어서자 강한 꽃향기가 나면서 밝은 빛을 띠는 마을이 나타났다.

“우와~, 저게 뭐지?”

“혹시 꽃이야?”

밍맹몽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마을 입구에서 지평선 끝까지 모두 꽃으로 가득 채워 있었다.

“그래, 여기가 바로 반댈루행성의 낙원이라고 부르는 곳이야. 아마 너희들이 알고 있는 꽃이라는 꽃은 모두 있을 거야.”

정말 없는 꽃이 없었다. 봄이 되면 마을 가득 노란 물을 들이는 개나리에서부터 백두산 천지에서 자라는 노랑만병초와 구름국화까지 모두 한 자리에 있었다. 

“정말, 낙원이다.”

“오호~, 이건 정말 말도 안 돼.”

“그런데… 은디요, 이렇게 아름다운데 마을 이름이 왜 안구리네키지지야?”

몽이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물어보았다.

“음…, 정말 아름답지. 그런데 뭔가 이상한 느낌 들지 않았니? 꽃은 굉장히 화려한데,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아무 냄새가 나지 않아.”

순간 정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 정말이네? 아까 마을로 들어오기 전까지 꽃향기가 진동을 했는데, 지금은 냄새가 나지 않는데?”

모두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귀엽게 생긴 꼬마 외계인이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저는 마하장가라고 해요. 안구리네키지지의 여행 가이드랍니다.”


<Part2에서 계속>

이전 08화 A-47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