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보는 영상이 있다.
스페인 상류층 여성 사업가 율리아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값비싼 식재료와 식기, 정교한 조리도구,
집 안에 스며든 가드닝과 요리.
퍼스트클래스를 타고 이동하며
철갑상어 캐비어와 푸아그라, 송로를 다루는 장면까지
모든 장면에 조급함이 없다.
그 삶이 좋아 보이는 이유는
재료의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생활을 대하는 태도가 단정해 보이기 때문이다.
바쁜 와중에도 살림과 요리를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관리되는 영역’으로 두는 사람의 여유.
아이를 키우며 매일 식탁을 차리다 보니
나는 안다.
식탁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판단과 체력이 필요한지.
오늘 아이의 컨디션,
먹을 수 있는 식감,
시간에 쫓기지 않을 동선까지.
아이 식탁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하루를 설계하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요즘의 식문화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차리느냐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식탁은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공간이다.
급하면 급한 맛이 나고,
지치면 지친 식탁이 된다.
그 영상 속 값비싼 재료들은
노력을 감춘 결과처럼 보인다.
캐비어와 송로는 단순한 사치가 아니라
그 사람이 축적해 온 시간과 기술,
그리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의 결과다.
요리는 감정 소비가 되고,
식탁은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 된다.
이런 흐름을 요즘은 필코노미라고 부른다.
기능이나 가격보다
느낌과 태도에 가치를 두는 소비.
아이 식탁도 예외가 아니다.
영양표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마주 앉는 엄마의 상태다.
나는 여전히 매일 아이 식탁을 차린다.
화려하지 않은 재료로,
익숙한 도구들을 사용해.
하지만 그 식탁 앞에 설 때마다
마음을 먼저 정리하려 애쓴다.
이 식탁이 오늘 아이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식문화는 언제나
주방에서 먼저 변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보이지 않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매일 차리는 아이 식탁은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많은 감정과 노동이
집중된 장소다.
그래서 나는 그 영상을 동경한다.
부유함 자체보다,
삶을 능숙하게 관리하는 태도를.
그리고 오늘도
아이 식탁을 차리며 생각한다.
좋은 식탁이란
비싼 재료가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마음가짐에서
완성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