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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멘토 Oct 22. 2023

시간이 없어서 아쉬운 강연은 처음입니다

강사비는 안 줘도 되는데 시간을 좀 더 주세요


강의와 강연은 다르다.
강의는 단순한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고, 강연은 진실한 울림을 주는 것이다.
강의는 어떤 사실이나 지침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일종의 주입식 교육이다.
강연은 어떤 일에 강연자의 진실한 삶이 포개진 경험과 통찰로 울림과 감동을 주는 것이다.  

필자는 30년에 가까운 영양교사의 좌충우돌 삶을 대서사로 풀어내는 강연을 한다.
그 어떤 것도 자신의 삶이 포개지지 않으면 감동을 줄 수 없다.


오늘 강연 너무너무 잘 들었습니다. 속 시원하고 의미 있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선생님 길게 한번 듣고 싶네요! 종일 연수하셔도 너무 유익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말 너무 많고 선생님 열강하시던 모습에 풍덩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감사한 마음 어찌 전할까요


너무너무 유익하고 재밌는 강연이었습니다. 더더 듣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아쉬운 강연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사님들도 강연 듣고 너무 좋으셨다고 말씀하더라구요. 짧은 강연이었지만 신입 영양사로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00 교육지원청에서 연락이 왔다.

선생님 이번 연수에 영양샘들 대상으로 1시간만 강의해 주실 수 있으세요?


1시간이요?


아... 제가 하는 강의가 30여 년 학교급식에 처절하게 적응한 스토리 강의인데 최소 2시간은 되어야 이야기가 전달될 수 있어요. 아무리 압축해도 1시간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은데 2시간이 어렵다면 30분만 더 배정해서 90분으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담당자가 약간의 난색을 표했다. 그게...


담당자의 조심스러운 설명은 예산 절감을 위해 강사들의 강의 시간을 30분 단위로 배정하는 걸 지양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30분은 1시간의 강사료가 지급되니 과지출이라 판단! 만약 3시간 연수 일정에 2명의 강사를 불러 각각 90분을 배정하면 4시간의 강사료가 지급되니 예산 절감차원에서 한 명은 120분(2시간) 한 명은 60분(1시간)으로 배정해서 딱 3시간 강사료만 지급하도록 하라는 뜻이다.


선생님 행사 일정상 2시간의 여유는 없고 90분은 다른 시간을 조금씩 줄여 마련해 볼게요. 그런데...


네. 좋아요. 강사료는 1시간만 책정해도 괜찮으니 실제 강의 시간은 90분으로 해 주세요^^.

  



치열하게 노력해 본 자만이 타인의 성과를 존중한다.



강의를 하러 다니는 사람들을 모두 공감할 것이다. 강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강의를 하는 게 아니다. 물론 돈을 벌면 더 좋지만 돈 이전에 내가 가진 무언가를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강의를 한다.


그러나 일부 관리자들은 오직 강사료만 깐깐하게 간섭한다. 30분 단위로 배정하지 마라. 강사 등급이 지위나 자격에 따라 차등이 있음에도 그딴 거 필요 없고 그냥 일괄 최저등급으로 줘라... 싫으면 오지마라해라 등등


해당 관리자들은 강의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이 세상 모든 강사들은 강사료를 따지지 않는다. 돈은 가장 낮은 수준의 보상이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시키고 그 대가로 돈을 준다. 그러나 돈보다 훨씬 큰 보상이 있다. 내가 하는 일에 진정한 보람과 의미를 느끼는 것이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보상이다.


가장 기초적 보상은 수렵 보상(돈)이다. 사람의 마음을 돈으로 움직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돈보다 훨씬 큰 보상이 유대감, 친밀감, 사회적 인정이다. 이런 보상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저 돈! 돈! 돈! 만 따진다.  



아무것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향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돈도 안 되는 그 일을 도대체 왜 하니?"라며 찬물을 끼얹는다. 필자도 돈보다 훨씬 수준 높은 정서적 보상이 있는 걸 알기 전에 자주 했던 말이다. ㅋㅋ


무언가를 치열하게 노력해 본 사람들만이 정서적 보상을 안다. 누군가 내가 가진 능력을 발견해 주고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의 참된 의미와 보람으로 유능감을 느끼게 한다.




강사들은 돈이 아닌 내가 경험하고 알게 된 것들을 조금이라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강의를 한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고 나를 찾는 곳이 있다면 멀든 가깝든 상관없고 유료든 무료든 상관없다.  


강의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늘 부족하다. 평소엔 느릿느릿한데 강단에만 서면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 엄청 내달린다. 강의가 끝나면 못다 한 이야기가 생각나 아쉬운데 더더 듣고 싶다 해 주시니 감개무량하다.


https://brunch.co.kr/@dudnwl/192

https://brunch.co.kr/@dudnwl/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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