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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Mar 08. 2019

서비스업의 변화: 신개념 서비스

[4IR 4.4] 4차 산업혁명과 경제/사회 변화

서비스 혁신 유형 

   서비스 혁신은 논리적으로는 ① 서비스 자체의 혁신, ② 서비스 프로세스 혁신, ③ 서비스 기업/조직의 혁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의 예로 렌터카 회사가 일(日) 단위 렌털을 시간 단위 렌털로 바꾸는 것, 제품의 무상보증 기간 연장 등을, ②의 예로 식당의 셀프서비스, 유통업체의 멀티채널/옴니채널 구축 등을 꼽을 수 있다. ③은 기업 전략 차원의 문제로 서비스업체의 제조업 진출(예: 구글의 스마트폰 제조)이나 제조업체의 서비스업 진출(예: GE의 예지정비 서비스) 또는 공장 없는 제조(예: 리앤펑-의류제조, 와비파커-안경제조)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다른 서비스 혁신 유형으로 ④ 서비스 융합과 ⑤ 신개념 서비스가 있다. ④, ⑤는 ①~③의 전부 또는 일부가 포함된 것이다. 서비스 융합은 구체적으로 독립적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하는 것, 제품의 서비스화, 서비스의 제품화, 그리고 IT/SW 융합 등으로 나눌 수 있다(참조: 2.7). 신개념 서비스는 플랫폼(경제서비스공유(경제서비스크라우드(경제서비스 등이 있다. 이들은 지난 글(참조: 4.1)에서 소개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입각해서 만들어진 서비스인 셈이다. 서비스 혁신의 또 다른 유형으로 O2O 또는 O4O 서비스가 있다. 이들은 유통업 내에서 진행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하에서 여러 가지 신개념 서비스의 특징과 사례를 소개할 것이다. 


플랫폼 서비스

   플랫폼은 ① 기차나 버스가 승/하차하는 장소, ② 여러 가지 제품/서비스에 들어가는 공통 구성품, ③ 중개/매개 비즈니스 모델(BM) 등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BM을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 글에서 플랫폼은 ② 또는 ③을 가리킨다. 

   공통 구성품을 의미하는 플랫폼은 예를 들면, 자동차의 엔진 & 트랜스미션 같은 HW, 스마트폰 OS 즉, SW, 의약품 개발과정의 시험/분석 업무 같은 프로세스를 가리킨다. SW 플랫폼의 예로 1960년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최초로 개발한 후 대부분의 항공사가 함께 쓰게 된 항공예약시스템인 SABRE(세이버)가 있다. 그 외에도 OS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게임 {MS Xbox, Sony 플레이스테이션}, 산업인터넷 {GE 프리딕스, Siemens 마인드스피어}, 클라우드/빅데이터 {아마존 AWS, MS 애저}, AI {구글 텐서플로우, IBM 왓슨} 등 영역별 SW 플랫폼이 있다. 프로세스 플랫폼으로는 수많은 은행 업무 중에서 송금 서비스만을 특화한 토스(Toss)나 UPS 같은 거대 물류기업의 서비스 중 일부를 전문화한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참고로, 하나의 거대한 서비스가 분사나 창업에 의해 여러 개로 분할되는 것을 언번들링(unbundling)이라고 한다. 

   중개/매개 기능을 의미하는 플랫폼 (BM)은 예를 들면, 친구/지인을 연결하는 SNS, 제품/서비스 거래를 중개하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e-Marketplace 등이 있다. 이 경우, 플랫폼은 (1) 구매자/소비자/이용자와 (2) 판매자/생산자/개발자, 그리고 (3) 거래/교환 활동의 중개/지원 기능(즉, 플랫폼 서비스) 등으로 구성된다. 플랫폼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거래/교환 대상인 제품/서비스, 콘텐츠, 지식/정보 등 구매자를 위한 기능(예: 카탈로그/목록 디스플레이, 장바구니, 구매 결정, 지불/결제, 배송 등)과 판매자를 위한 기능(예: 제품/서비스 개발, 등록, 광고; 시장/고객/제품 데이터 분석/가공), 그리고 관리자 기능(예: 각종 통계/분석 자료)을 제공한다. 2000년대 이후, 수많은 중개/매개 플랫폼 비즈니스가 등장했다. 예를 들면, SNS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카카오}, 지역정보 {옐프, 포스퀘어, 그루폰}, 미디어 {유튜브, 미디엄; 블로터}, 교육(MOOC) {코세라, 유데미, edX; K-MOOC}, 소매 {아마존, 알리바바; G마켓, 11번가}, 검색광고 {구글; 네이버}, 운송 {우버; 로지스팟}, 숙박 {에어비앤비, 트리바고; 코자자} 등 영역별 중개/매개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위의 예에서 세미콜론 ‘;’ 다음에 있는 것은 국내 서비스이다.) 


공유 서비스

   공유 서비스는 물적, 인적, 지적, 금전적 자산을 가진 개인이나 기업이 가진 잉여 자산을 이를 필요로 하는 자에게 유상 또는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공유경제는 원래 잉여 자산을 무상으로 나눠 쓰는 협력적 소비를 가리키는 용어였지만, 현재 운영 중인 공유 서비스는 개인이나 기업이 수익을 얻기 위해 제공되고 있다. 공유 서비스는 잉여 자산을 가진 제공자와 그 자산의 이용자, 그리고 양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 모든 플랫폼 비즈니스가 공유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공유 비즈니스는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차량(car) 공유 {집카, 리프트, 드라이브나우; 쏘카}, 승차 (ride)공유 {리프트, 우버, 디디추싱, 그랩}, 호텔/숙박 {에어비앤비; 코자자}, 사무실 {피봇데스크; 패스트파이브}, 자전거 {스핀리스터}, 전자기기 {피어바이}, (아동)의류 {키플; 열린옷장}, 애완견 돌보미 {로버}, 가사관리 {태스크래빗}, 주차장 {모두의 주차장}, 텃밭 {코코팜스}, 자금대여 {렌딩클럽}, 투자 {킥스타터, 크라우드큐브}, 지식/강의 {유데미}, 프리랜서 {피버, 아마존 미캐니칼 터크, 업워크} 등 영역별 공유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크라우드 서비스

   크라우드 서비스는 크라우드(crowd) 즉, 일반인 또는 大衆이 가진 지식/경험을 활용하는 것으로 현재 크라우드 소싱(~ Sourcing)크라우드 워크(~ Work or Working), 크라우드 펀딩(~ Funding) 등의 BM이 운영 중이다. 크라우드 소싱은 필요한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모해서 얻는 방식이다. 아웃소싱은 전문 기업이나 프리랜서를 구하게 되지만, 크라우드 소싱은 누가 그 일을 맡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크라우드 소싱은 기존 관습이나 지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접근방식을 얻거나 인소싱/아웃소싱보다 저가격으로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결과물이 산출되는 과정을 추적-확인하고 최종결과물의 품질을 사전에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크라우드 워크는 크라우드 소싱의 일종인 셈인데 일반적으로 간단하지만 전문성이 필요한 작업(‘micro work’)을 수행할 인력을 구하거나 그런 일거리를 찾아주는 서비스이다. 아마존의 미캐니칼 터크, 국내의 숨고 같은 플랫폼이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기업이 금융기관을 포함한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대중으로부터 필요한 지금을 공모하는 방식이다. 킥스타터, 국내의 와디즈 같은 플랫폼이 있다.      

   크라우드 서비스/비즈니스는 1910년 하버드의 휠러(Wheeler) 교수가 개미의 행태를 관찰한 결과 발견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2003년 U.C. 버클리의 헨리 체스브로(H. Chesbrough) 교수가 제시한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2000년 프라할라드 & 라마스워미(C. Prahalad & V. Ramaswamy) 교수가 제시한 공동창조(Co-creation), 2011년 팀 오라일리(O'Reilly)가 제안한 웹 2.0의 개방, 참여, 공유 사상 등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집단지성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 또는 경쟁을 통해 얻게 되는 집단적 능력을 말한다. 소수의 우수한 개체나 전문가의 능력보다 다양성과 독립성을 가진 집단의 통합된 지성이 올바른 결론에 가깝다는 주장이다’(출처: 위키백과). 쓰레드리스(Threadless)는 티셔츠를 생산-판매하는 과정에 소비자/구매자가 될 일반인의 아이디어와 제안을 반영해서 성공한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2009년에 창업했다가 2015년에 폐업한 쿼키(Qirky)는 신제품 아이디어로부터 상업화에 이르는 과정과 여러 가지 유형의 참여자에 대한 보상방식을 창의적으로 운영해서 성공했던 기업이다. 개방형 혁신은 특정 기업/기관이 가진 내부 지식을 외부로, 또 외부 지식을 내부로 연결해서 기존의 폐쇄형 혁신보다 적은 비용/노력으로 훨씬 더 큰 성과를 거두려는 전략/방법론이다. P&G는 C&D (Connect & Develop) 즉, 내부 연구원 1명당 외부 전문가 200명을 연결하는 식의 접근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기존의 웹 1.0이 일방향이고 폐쇄적인 점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제시된 웹 2.0에 따라 기술 공유(예: 오픈 소스), 지식/콘텐츠 공유(예: 위키피디아, 오픈 데이터) 등이 확산되었다.  


O2O & O4O 서비스

   1990년대 인터넷, 2000년대 모바일 기술과 스마트 기기가 확산됨에 따라 제품/서비스의 생산-유통-소비 활동 전반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낮아지거나 연결, 통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탐색 후 온라인에서 구매하거나(‘쇼루밍 show-rooming’이라고 함), 반대로 온라인에서 탐색 후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리버스 쇼루밍’) 현상이 늘고 있다. O2O(Online-to-Offline)는 국내/외 학계나 산업계에서 자주 쓰이고 있지만, 보편화된 정의는 아직 없는 상태이다. 그러다 보니 O2O는 여러 가지 의미 즉, ①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개설하거나 오프라인 고객 접점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것 (예: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을 가진 홀푸드를 인수, 스타벅스가 사이렌오더 앱을 통해 오프라인 주문/결제를 자동화), ②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것 (예: 페이스북이 VR 기기 업체인 오큘러스 인수), ③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기업/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 운영하는 것 (예: 우버, 에어비앤비, 배달의민족 등), ④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 즉,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온라인으로, 온라인 비즈니스가 오프라인으로 접근하는 것 등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④는 ①~③을 포함하는 가장 광범위한 의미이다.      

   ①은 마케팅 부문의 혁신이고 ②는 특정 기업 차원의 혁신활동이지만 ③은 온라인 기업과 오프라인 기업이 중개 플랫폼을 중심으로 협력하는 2자 또는 3자간 혁신활동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때, 플랫폼은 기업이 직접 구축한 것일 수도 있고 제3자가 구축한 것일 수도 있다. ③에 속하는 O2O 서비스의 예로 음식배달 {우버이츠(Eats), 딜리버루(Deliveroo);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부동산 {다방, 직방}, 운송/모빌리티 {우버; 카카오택시, T맵택시}, 미용 {미미박스, 뷰티인나우, 컷앤컬}, 숙박 {에어비앤비; 야놀자, 여기어때}, 반려동물 {하이루}, 홈서비스 {닥터하우스, 대리주부}, 홈클리닝 {홈조이}, 자동차 서비스 {카닥, 헤이딜러, 바이카} 등이 있다.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 서비스를 수행하는 것(예: 백화점의 온라인 쇼핑몰) 또는 오프라인 거래를 온라인 거래로 전환하는 것(예: 부동산 114)은 종래의 e-비즈니스 전략의 하나일 뿐이다. 국내에서는 O2O 서비스 기업이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중개/연결을 통해 축적한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것을 O4O(Online for Offline)라고 부르기도 한다(참조: 한경매거진, 170529). 예를 들면, 아마존은 아마존고를 통해 오프라인에 진출하고, 우버는 음식배달(UberEats), 행사지원(UberEvents)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방이 다방페이라는 결제 서비스를 만들고, 야놀자가 중개를 넘어 코텔이라는 숙박업소를 개설하였다. 


   플랫폼 서비스는 물론, 공유 서비스, 크라우드 서비스, O2O/O4O 서비스 등 신개념 서비스들은 대부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수집, 분석, 활용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육성하고 기업은 기존 플랫폼에 올라타거나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단, 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쟁력은 플랫폼 서비스의 기능/성능과 구매자와 판매자를 포함한 플레이어의 숫자와 참여도/충성도, 그리고 플랫폼 기업의 리더십 등이 좌우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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