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의 인물들

칼루스테 굴벤키안과 페르난도 페소아

by 천사의 시

리스본에서의 일정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본래는 리스본 인근 도시들을 가는 일정들이 있었는데 모두 제외시켰다. 아직까지는 체력적인 불편함도 있고, 편도 2시간 거리가 인근이라고 하기엔 너무 먼 탓이었다.


포르투에서는 인근 도시들을 좀 더 많이 돌아보는 걸로 계획을 세워야겠다.




한 장소에서 여행일정이 길어질수록 몸은 자꾸만 게을러진다. 오늘도 나의 여행은 정오부터 시작되었다.


어제 갔었던 칼루스테 굴벤키안 박물관으로 다시 간다. 어제 걸었던 길을 오늘 다시 걷는다. 오늘도 역시 날씨는 완벽 그 잡채였다. 맑은 하늘에 뽀얀 구름과 어김이 없는 바람.



오늘 굴벤키안 박물관은 아이들의 차지였다. 어느 학교에서 소풍 혹은 견학을 온 듯했다. 박물관 정원을 차지한 아이들은 삼삼오오 점심을 먹기도 하고 뛰어놀기도 하고 있었다. 나는 거침없이 건물 입구로 들어간다.


입장료는 10유로. 멋진 정원을 뒤로하고 전시관으로 입장한다.


왼쪽에서 부터 클로드 모네 / 에두아르 마네 / 장 프랑수아 밀레


석유 사업으로 대부호가 된 아르메니아 출신 사업가 칼루스테 사르키스 굴벤키안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한 박물관&미술관이라고 한다.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많은 수집품들이 전시가 되어 있었고, 마네, 모네, 밀레, 드가 등 유명 작가들의 그림들까지 볼 수 있었다. 전시품의 종류와 양이 어마어마했는데 그 많은 수집품들을 어떻게 보관을 했을까 궁금할 지경이지만 석유 사업, 그러니까 일명 오일 머니로 대부호가 된 사람이니 자산 규모가 어마어마할 테고 그럼 뭐 소장품 보관 정도야 어렵지 않았겠다 싶다.


_ About, 굴벤키안 : 칼루스트 굴벤키안 - 나무위키 (namu.wiki)

_About, 굴벤키안 박물관&미술관 : 리스본 칼루스테 굴벤키안 미술관 (naver.com)


그 어마어마한 재산, 수집품들 다 두고 죽을 때 눈이 감겼을까 싶은 이상하고 엉뚱한 생각들이 피어난다.

한 사람이 수집한 수집품이라고 하기에 규모가 엄청나다. 근데 마네, 모네, 밀레, 드가 등의 수집품들은 과연 진품일까?


천천히 전시관을 둘러보는데 1시간 30분 정도 소요가 되었다. 박물관을 나와 이번엔 Casa Fernando Pessoa로 걷는다. 구글 지도에서 대략 45분 정도 소요가 된다고 알려준다.


세상 참 좋다. 전혀 모르는 나라, 모르는 동네도 구글지도 하나면 길을 잃지 않으니, 기술의 발전이 나에게도 이렇게나 영향을 미치는구나.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과학 기술의 발전은 내 삶의 질을 이렇게나 높여 주고 있다.



전혀 알지 못하는 길을 거침없이 당당하게 걷는다. 오늘도 2만보를 향하여.


리스본 지하철 AM라인 마지막역인 Rato 역에서도 한참을 더 간다. 조용한 로컬 동네의 골목을 지나 분명 목적지 인근에 도착은 했는데 목적지가 정확하게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한참을 두리번거리고서야 겨우 입구를 찾았다. 미로 찾기 마냥 건물과 건물 사이의 뚫린 통로로 들어간다.


1인 입장료는 5유로였다.


페르난도 페소아의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
페르난도 페소아의 집 3층
페르난도 페소아의 집 2층
페르난도 페소아의 집 1층
페르난도 페소아의 집 1층


페르난두 페소아는 포르투갈 출신의 유명 작가이다. '양 떼를 지키는 사람', '기울어진 비', '승리의 송시'등이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나는 아직 그의 책을 접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글을 쓰는 작가라는 이유만으로 내가 그곳을 방문하기에는 충분했다.


_ About, 페르난도 페소아 : 페르난두 페소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_ About, 페르난도 페소아의 집(홈페이지) : Casa Fernando Pessoa


생전에 그가 살던 3층 집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잘 꾸며놓았다. 처음에 입구를 찾을 때 좀 어려웠지만 책을 좋아하고 글을 좋아한다면 리스본에서 한 번은 가볼 만한 관광지라는 생각을 했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여 책을 사진 못했지만 기념품 삼아 그의 책을 살 수도 있는 공간도 있었다.


또다시 리스본의 거리를 걷는다. 호시우역까지 도보 25분이라고 구글 지도가 알려주었다.


한 도시를 구석구석 돌아보기에 도보만큼 좋은 것도 없다. 그런데 열심히 걷는 와중에 다음 여행지 숙소들에서 자꾸 연락이 온다. 개인정보를 알려달라는 둥, 여권사진을 보내달라는 둥, 관광도시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둥......


결국 숙소로 돌아왔다. 개인정보를 알려주고, 여권사진을 보내주고, 포르투 관광 도시세를 무려 14유로나 납부한다.


이제부터는 오스트리아 여행 계획(일정 및 숙박)을 짜야한다. 여행 전 준비를 너무 허술하게 했나 보다. 오스트리아는 정말 정보가 하나도 없다.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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