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도서관 좋더라고요.
얼마 전에 대만에 다녀왔다. 나의 경우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미술관과 도서관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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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살고 있는 도시에는 큰 스케일의 미술관이 없기도 하고, 미술관의 높은 천장, 작품 앞에서 적당히 머무르기도 하고 적당히 흘러가기도 하는 사람들, 웅성거리지만 그리 소란스럽지는 않은 넉넉한 분위기가 좋다.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자연을 찾아 탁 트인 바다로, 울창한 산으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만일 야외활동이 어려운 날씨라면 미술관도 훌륭한 환기 장소가 된다.
타이베이 시립미술관은 큐브 박스들로 만들어진 공간들이었는데 지하에 마련된 선큰 중정이 엄청 예뻤다. 중정을 둘러싼 1층 홀(복도)에서는 관람객들이 예술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일어나고, 지하에는 카페랑 도록을 살 수 있는 서점이 작게 있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좋은 공간이었는데 그 이유는 자연광이 은은하게 거대한 내부를 밝혀주고 있어서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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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가면 사람들이 공부하고 있는 걸 보면 왠지 외국이 외국이 아닌 것 같고 친밀하게 느껴지는… 그런 이상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그냥 책이 많은 곳에 가면 좀 마음이 편해진다. 그 나라의 도서관이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되어있으면 속으로 “오… 좀 하는데?” 한다.
2024년 6월 중순에 방문한 국가도서관은 공사 중이었다. 전체적인 원래 풍경을 못 보고 반만 본 것 같아서 아쉽긴 한데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국가도서관은 외부 테라스도 적극적으로 쓸 수 있게 되어있었다. 지하에서는 비나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여유로운 외부공간이 있었다. 출입증을 끊고 들어가려면 6층으로 가서 방문자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외국인이면 여권이 필요하다.
켜가 나뉘어있어서 한 켜는 책꽂이와 공용책상이 여럿 놓여있고, 한 켜는 조용한 복도와 개인 출입카드를 찍어야 들어갈 수 있는 1인 독서실이 실내 보이드공간을 따라 쭉 늘어서 있고, 한 켜는 실내 보이드 공간이다. 가운데 홀 지나서 또 다른 켜가 있는데 고서 열람실, 그 외에는 가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 행정실, 관리실이 있지 않을까 싶다.
대만 도서관도 우리나라 도서관과 비슷했다.
내 옆자리에 앉으신 분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봤고, 대부분은 책을 읽거나 노트에 뭔가를 적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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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차마 책꽂이에 꽂힌 책은 읽을 수 없었으나 대만의 교보문고라 하는 eslite에서 책 한 권을 가져왔다.
630원이니까 한화로 26,460원 하는 책이다. 가격은 양장본일 것만 같은 가격이지만 굉장히 가볍고 누워서 한 손으로 잡기 편한 크기로 저자가 카를로 로벨리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한국어판을 재미있게 읽어서 샀다. 틈틈이 읽어서 빨리 끝내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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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언어에 관심이 생겼다. 새로운 언어를 습득함으로써 또 다른 인식, 지각의 영역이 열린다고 하는데 그게 인생을 윤택하게 해 줄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 일본어 학습을 시작했다. 아, 이, 우,에, 오 먼저 읽고 쓰는 걸 배우는데 가, 나, 다, 라를 배우는 어린이가 된 기분으로 설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