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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고양이
20화
20 시즌 1을 마무리하며, 오늘의 고양이 기록
글의 주인공 / 짠노, 마고, 루루, 루나, 귤, 밤, 엄마냥이, 억울이
by
하얀 연
May 27. 2025
오늘의 주인공들!
짠한 노랑이
와
마고
(얼굴만 마른 고양이의 귀여운 줄임말) 커플,
루루
와
루나
커플,
귤밤
커플,
엄마냥이
, 그리고
억울이
까지 총출동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
오늘 챙겨간 간식을 먼저 공개합니다!
간식이란 게, 무엇을 주느냐가 정말 중요하잖아요?
지금껏
간식 줬어요!
하고 말만 했지,
정작 어떤 간식이었는지는 한 번도 제대로 알려드린 적이 없더라고요.
저희 집고양이는요,
저를 만나기 전부터 이미 왕묘의 삶을 살았던 고양이라
입맛이 아주 고급지고, 까탈스럽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픈 뒤로는 몸이 많이 약해져서,
예전에 그렇게 좋아하던 사슴고기 간식도, 오골계 고기도 전부 금지!
지금은 오로지 사료와 물만 먹는 처지가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브라질 여행 가서 야심차게 사온
소고기 간식은 루루가 싹 다 먹어버리고,
미국에서 들고 온
칠면조 간식은 엄마냥이랑 억울이가 지난 한 달 동안 싹쓸이했답니다.
결국 내 고양이 주려고 공수해온 프리미엄 간식들은 예쁜 동네 아이들에게 돌아가고 말았네요!
오늘은, 며칠 전에 주문한
열빙어맛 촉촉트릿
과 우리 집 간식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챠오츄르
와
조공스틱
몇 개를 챙겨 나갔어요.
동네에 도착하자마자 반가운 얼굴들이 저를 맞이해줬습니다.
바로바로
짠한 노랑이
와
마고
!
이 둘, 묘하게 저를 대합니다.
제가
야옹~
하고 인사하면,
두 녀석도 똑같이
야옹~
대답하며
쪼르르 다가옵니다.
그런데 말이죠.
딱 두 걸음 앞까지만 옵니다.
거기서 멈추고 절 빤히 쳐다봅니다.
열빙어 간식을 꺼내자,
마고
가 제일 먼저 다가와 냄새를 킁킁...
...그러더니 뒤로 살짝 물러섭니다.
그 틈을 놓칠 리 없는
짠한 노랑이
!
멀리서 코를 벌렁벌렁거리다,
마고
가 외면하자
이건 내 거다!
싶었는지
전속력으로 달려와 열빙어를
앙!
그리고는 어디 숨을 새도 없이 구석으로
슝~
아주 성실하게, 한 점도 남기지 않고 다 씹어먹어버립니다.
그리고
짠한 노랑이
는 다시 저에게 돌진!
이번엔 츄르를 더 가까이서 받아먹습니다.
옆에서
마고
는 그 모습을 갸우뚱 바라봅니다.
- 그 이후,
마고
는 조공스틱을 아주 잘 먹었답니다!
그렇게 모든 간식을 쓱싹 해치운
짠한 노랑이
가 어디 가나 했더니
세상에, 담을 넘어 급식소로 향합니다!
그리고는 무려 10분 동안
꼭꼭 씹어 밥까지 다 챙겨먹는
놀라운 근성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명장면...
짠한 노랑이
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번엔 몸이 무거워졌는지
담을 뛰어서 못 넘고,
골목을 빙 돌아 걸어갑니다.
그런데!
짠한 노랑이
가 슬금슬금, 잔뜩 긴장하며 지나간 골목엔
루루
와
루나
커플이 있었습니다.
특히
루루
는 가끔 자기 구역을 벗어나
짠한 노랑이
네 집 주변까지 순찰을 오곤 하는데요
둘이 마주치면 싸우진 않아요.
대신, 멀리서 서로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아주 묘한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가까이도 안 가고, 말도 안 하고, 그저 눈빛만.
한참을 그렇게 대치하다,
루루
는 다시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곤 해요.
동네 고양이들의 얼굴 사이즈로 보면
짠한 노랑이
랑
루루
가 얼굴이 제일 큽니다.
그래서
혹시 둘 중 하나가 이 동네 대장냥이 아닐까?
생각해봤는데
짠한 노랑이
는 조용하고 낯가리는 순둥,
루루
는 사람 좋아하고 야옹도 하악질도 능숙한 성격파...
그래서 제 추측으론
루루
가 살짝 더 윗냥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아무 근거 없습니다.
조심스레 다른 골목을 지나 걷는데
귤이
와
밤이
가 저를 알아봅니다!
소리도 안 냈는데 눈이 딱 마주치자 슬금슬금 나와서 절 바라보더라고요.
둘 다 몸집이 작아 어려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이런 간식을 자주 못 먹어봤을 것 같아서 열빙어를 보여줬죠!
귤이
는 열빙어를 발로 톡 건드려보다가 갑자기 놀라서 펄쩍!
반면
밤이
는 눈이 동그래지더니, 그 맛을 좋아하는지 신나게 냠냠.
열빙어 두 마리를 순식간에 쓱싹 해치우는
밤이
...
이렇게 잘 먹는 건 처음 봤어요!
엄마냥이
와
억울이
쪽으로 가는 길,
루나
를 또 만났습니다.
기지개 켜는 모습이 정말 예술이에요.
루나
는 요즘 딱딱한 건 안 먹고,
간식도 잘 안 받아요.
혹시 구내염 초기가 아닐까 싶어
하품할 때마다 슬쩍 살펴보는데,
눈으론 확인이 어렵네요.
요즘 츄르만 조금씩, 천천히 먹습니다.
날이 더워서일 수도 있겠죠?
그리고 어쩐지 느낌이 와서
밑을 들여다봤더니,
역시나!
엄마냥이
가 있었습니다.
매번 만나도 친해지긴 어려운
예쁜
엄마냥이
에게는,
좋아하는
그리니즈 트릿
만
살포시 건넸어요.
마지막은
억울이
!
멀~리 있어도 저는 한눈에 알아봅니다.
신기한 건, 억울이도 저를 알아보는 듯 눈이 마주치자
정말로! 온 동네가 떠나가라
야옹! 야옹!
외치며 달려옵니다.
갑작스러운 돌진에 깜짝 놀랐지만... 그 순간이 너무 귀여웠어요.
제 옆에 지나가시던 분이
고양이가 어딨어요?
하며 한참 찾으셨는데,
억울이가 뛰어오자 정말 놀라시더라고요.
아니, 저걸 어떻게 봤대요!?
억울이는 제 목소리를 기억하는 것 같아요.
혼자 다니는 아이인데,
요즘 유난히 눈에 밟히고 마음이 가네요.
제 일터와도 가까워 자주 마주치고,
저희 고양이랑 무늬도 닮아서 그런가 봐요.
오늘도 열빙어와 츄르를
맛있게 먹은 멋진
억울이
.
매일 알아가는 아이들의 특징들이 있는데,
오늘은 억울이와 밤이는 말린 생선류를 무척 좋아한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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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비 오는 날에 만난 동네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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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동네 고양이 삼각관계, 턱시도의 올블랙의 젖소를
18
18 길고양이들도 숨바꼭질을 한답니다.
19
19 북적이는 거리 속, 세상 태평한 낮잠냥이
20
20 시즌 1을 마무리하며, 오늘의 고양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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