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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u Feb 16. 2023

꿈의 해석 1

보고 싶지만 보고 싶지 않았던

1.

꿈은 무의식의 소원 성취라고 한다. 자신이 무의식 중에 욕망하였으나 그 욕망을 스스로가 용납하지 않을 때, 욕망은 꾹꾹 억눌려 있다가 의식이 약해진 틈을 타 꿈을 통해 비집고 기어 나온다. 그러나 자고 있는 와중에도 의식의 억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어서, 의식은 그 욕망을 우회적으로 다른 이미지로 바꿔 놓는다거나, 그 정도가 심할 때 자는 사람을 깨워버리기도 한다. 우리는 꿈을 통해 자신이 진실로 무엇을 원하는지 볼 수 있지만, 그마저도 의식에 의해 검열된 장면만 보거나, 불면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다.


감기에 들어 약을 먹고 누우면, 내 몸은 더 깊게 잠드는 바람에 의식의 검열도 나를 쉽게 깨우지 못한다. 그래서 감기에 들면 꿈속에서 그리운 장면들이 더 선명하고, 길게 보이는지도 모른다. 싫지만 싫지 않고, 보고 싶지만 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장면들. 아주 깊은 꿈속을 오랫동안 헤엄치다가 못내 깨어나면, 나는 몽롱한 기분 속에 잠겨 한참을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피곤한 몸을 핑계로 다시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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