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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널스 Sep 16. 2023

나의 공황장애 -2. 응급실 체험기

공황장애와 공존하는 간호사 이야기

대학교 3학년 때 공황장애라는 친구를 진단을 받게 되고 나의 공황장애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정말 시도 때도 없이 공황발작이 찾아왔다.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은 그날 나는 자취방에 누워 쉬고 있었다.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숨이 가빠오기 시작하면서 점점 숨쉬기가 불편해졌다.


‘어? 이상하다? 나 왜 이러지? 이러다가 또 곧 숨이 안 쉬어지겠는데?’

나는 같이 살던 친구에게 119 좀 불러달라고 부탁하며 살려달라고 했던 것 같다.


나 : “숨이 안 쉬어져요”

119 : “숨이 안 쉬어진다고요? 누가요? 신고자분이요? 지금 말하는 거 보니까 숨 쉬고 계신데요? 일단 출동할게요 “


아마 장난전화라고 생각했나 보다. 생각보다 차가운 반응에 나는 당황했다. 난 정말 숨이 안 쉬어져서 안 쉬어진다고 한 건데...


지금 생각해 보면 숨이 안 쉬어진다는 말은 호흡이 멈췄다는 식으로 판단하셔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구급대원 입장에서는 심정시나 사망을 염두에 두어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시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정말 장난처럼 수분 후 119가 우리 집에 오자마자 거짓말처럼 나는 곧 멀쩡해졌다.

공황발작이 끝난 거다.

기분이 이상했다. 허무한 기분도 들었지만 너무 민망하기도 했다. 정말 이대로 가면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들로 내 머릿속이 꽉 찼고 너무 무서워진 마음에 다급하게 119에 신고한 거였는데 119 구급대가 오자마자 거짓말처럼 멀쩡해지니 말이다.


그래도 혹시 응급일 수 있는 상황을 배재할 수 없으니 구급차를 타고 가까운 응급실에 도착하였다.


응급실에 들어서고 나서 나는 소외되었다.

당연했다. 응급실은 생명이 응급한 환자가 우선시되어야 했고 나는 생명이 응급하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응급실에 도착하고 나서 차례가 되니 의사가 다가왔다. 너무 멀쩡해 보이는 나를 보고 일단 각종 검사를 진행해 보자고 했다.

기본 피검사와 심전도를 진행하였고 수액을 맞았다.

역시나 검사 결과 상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였다.

사실 검사 결과 상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예감은 하고 있었다. 그렇게 처치하던 수액만 마저 다 맞고 다시 집으로 귀가했다.


나는 다시 진단받았던 정신건강의학과로 다시 발길을 했다.


나 : "집에 있다가 공황이 와서 응급실 갔다 왔어요"

의사 : "그때 무슨 상황이었어요? 무슨 일을 하고 있었어요?"

나 : "그냥 누워서 쉬고 있었어요. 아! 그리고 길을 가다가 그러기도 했어요"

의사 : "당시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요?"

나 : "아뇨? 뭐... 딱히? 그런 건 없었는데요...?"

의사 : "상황에 공통점이 없네요. 일단 약을 조절해 보죠"


그렇게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의사 선생님이 처음 약을 복용하고 오심이 있을 수 있고 입맛이 없어질 수 있다고 했다.

약을 복용하고부터 초반에는 약간 미식거리기도 했다. 음식을 매우 좋아하던 나인데 음식이 그냥 덩어리처럼 보일만큼 입맛이 뚝떨어졌다. 한편으로는 다이어트도 되겠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런 내가 우습기도 했다.


그렇게 복용하기 시작한 약은 증상이 안 좋아지면서 점점 약을 늘려갔고 지금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높은 용량으로 약을 유지했었다.


당시에 나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무지한 생각을 했었고 의사 선생님께 질문했다.


선생님, 제가 약을 먹기 시작해서 증상이 더 안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차라리 약을 안 먹고 그냥 살았으면 평범하게 살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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