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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널스 Sep 16. 2023

나의 공황장애 -1. 공황의 시작

공황장애와 공존하는 간호사 이야기


나는 간호대 재학 중 공황장애를 진단받았다.

전공수업 중 정신간호학 수업이 진행될 때였다.

공황장애라는 부분을 배우다가


‘이상하다? 이거 나도 이러는데?’


라는 의문이 들었다.

정신질환에 대해 무지하였던 나는 그동안 내 증상이 정신 질환에 의한 것일 거라고는 생각 조차 하지 못했다.


첫 공황발작



생각해 보면 나의 첫 공황은 중학생 때인 듯하다.

점심을 먹고 점심시간이 끝나는 수업종이 울렸다.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자리에 앉아 있는데 명치 쪽이 답답하면서 숨을 쉬는 게 조금 불편했다.

처음에는 답답한 느낌이 들어 체한 줄 알고 가슴을 몇 차례 두드렸다.

수분이 지나자 숨을 쉬는 게 불편한 걸 떠나 거칠어지고 나는 너무 무서워졌다.

그리고 이내 나는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꺽꺽 소리를 내며 교실 바닥을 뒹굴었다.

그때의 나는 죽는다는 생각이 내 머리를 흔들며 극한의 공포를 처음 맛보았다.

당시 주변에서는 나를 보고 놀래서 걱정하는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따라 하면서 놀리던 친구의 소리와 그 친구를 보며 비웃던 웃음소리들이 기억난다.

그렇게 극한의 공포를 맛보게 되었고 그대로 나는 조퇴를 하고 부모님과 병원에 가게 되었다.


매번 다니던 동네 소아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고 의사 선생님은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하였다.

그때 소아과 단골 의사 선생님이 아버지에게 한 말이 생각났다.


의사 : “이상이 없어요. 계속 이런 게 반복된다면 정신 쪽의 문제일지도 몰라요”

아버지 : “에이, 얘처럼 태평스러운 애가 또 어디 있다고요”


아버지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도 그럴게 나는 무덤덤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때 당시 가족에게 힘들다는 소리도 아예 안 했다. 당연히 가족들 눈에는 일상생활에 문제가 전혀 없어 보이는 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학창 시절 일 년에 한두 번 공황발작이 찾아왔었고 그때마다 나는 연례행사처럼 지나가는 거구나 싶었다.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호흡기 내과에 가서 폐활량검사도 해보았지만 이상은 늘 없었고 어떤 의사는 내가 학교 가기 싫어서 꾀병을 부리는 거라고 하며 무시하기도 했다.

잦지는 않지만 일 년에 한 번씩 공황이라는 친구가 찾아와 나를 힘들게 했다. 그렇지만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대학생이 되었고 나는 수업을 받던 중 일 년에 한 번씩 있던 그 사건들이 비로소 공황장애의 증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신의학과에 드디어 내 발로 찾아가 진료를 받고 그동안 그 사건들이 공황발작이라는 것을 알았다.


첫 정신의학과 진료



내가 생각한 것이 맞았다. 의사 선생님은 처음에는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나를 보고 의아해하며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각종 설문지와 뇌파검사를 했고 검사 상 생각보다 스트레스 수치가 높다고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증상도 잦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이니 약은 복용하지 말고 우선 지켜보자고 하셨다.

나는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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