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하얀 나비가 남긴 흔적
햇살이 유리창을 스칠 무렵, 매장 안으로 낯선 그림자가 스며들었다.
처음에는 먼지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하얀 나비였다.
도심 한복판, 콘크리트 속에 파묻힌 이곳에서 나비를 본다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자, 그 나비는 내 주변을 빙글빙글 맴돌았다.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것처럼, 혹은 무언가를 전하려는 것처럼.
그 순간, 오래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결혼식 날 하얀 나비가 나타나면 그것은 축복의 징조라는 믿음.
그리고 누군가 세상을 떠난 날, 창가에 앉은 나비는 마지막 인사를 대신한다는 속설.
나는 잠시 숨을 고르며 그 움직임을 따라갔다.
가벼운 날갯짓이 공기를 가르자, 그 흔적 속에서 차가운 바람의 결이 느껴졌다.
설명할 수 없었지만, 그 바람은 내 마음 깊은 곳에 묘한 떨림을 남겼다.
나비는 창가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유리창에 부딪히는 빛이 그 날개에 부서져 내릴 때,
나는 순간적으로 전류가 흐르는 듯한 촉각을 손끝에 느꼈다.
마치 그 나비가 단순한 생물이 아니라, 어떤 신호를 띄우는 존재 같았다.
잠시 눈을 감자, 나비의 날개짓이 내 귓가에서 속삭이는 듯 들렸다.
그것은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낮게 울리는 목소리 같기도 했다.
나비는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잠깐의 정적을 남긴 채, 흰 잔광을 흩뿌리며 창밖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것이 사라진 자리에 미세한 소금기가 느껴졌다.
혀끝에 닿는 순간, 짠맛은 현실을 붙잡아 주는 듯했다.
나는 알았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무언가의 복선이라는 것을.
하얀 나비는 단 몇 분만 머물렀지만, 그 짧은 순간은 하루 전체를 바꾸어 놓았다.
어쩌면 그것은 행운의 징조였을지도, 혹은 보이지 않는 인연의 흔적이었을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그 나비가 내게 남긴 울림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종종 설명할 수 없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