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잘 모르겠다.
요즘 나는 스레드를 본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냥 열고, 그냥 넘기고,
가끔은 멈춘다.
페이스북과는 다르다.
사진보다 문장이 먼저 보이고,
정보보다 어투가 먼저 들린다.
누가 무엇을 말했는지보다,
어떻게 말했는지가 먼저 남는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글의 내용보다 문장의 끝을 본다.
물음표인지,
마침표인지,
아니면 애매한 웃음 표시인지.
친구에게 던지는 말의 어투,
타인을 부를 때의 온도,
자기 자신을 설명하는 방식.
그 속에,
그 사람이 가진 세계관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
“그냥 한 말이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냥 나온 말은 없다.
말은 생각보다 먼저 나오지 않는다.
말은,
이미 마음속에서 여러 번 리허설을 한 뒤 나온다.
그래서 나는 요즘
언어를 성격으로 보지 않는다.
습관으로 보지 않는다.
의식의 구조로 본다.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설명하고,
누군가는 비웃고,
누군가는 찌른다.
그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선택이다.
비수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평소에
마음속 서랍 어딘가에
조용히 넣어두고 다니다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 꺼내는 것이다.
낯선 사람에게는
비수를 쓰지 않는다.
굳이.
운전하다가,
편의점 계산대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참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내 삶의 내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수는
가까운 사람에게만 간다.
이름을 아는 사람.
과거를 아는 사람.
약점을 아는 사람.
그래서 더 정확하다.
나는 요즘 스레드를 보면서
사람들의 문장을 읽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칼집을 본다.
저 사람은 어떤 칼을 품고 다니는지.
저 사람은 은장도를 들고 사는지,
아니면 비수를 숨기고 사는지.
은장도는
지키기 위한 칼이다.
비수는
이기기 위한 칼이다.
우리는 모두
칼을 하나씩 가지고 산다.
중요한 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언제 꺼내느냐다.
그리고
누구에게 향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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