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이프라인 만들기에 관심이 많다. 앞선 브런치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N잡러로 거듭나면서 파이프라인을 하나 둘 늘리고 있다. 지난 해 내가 가진 컨텐츠로 전자책을 내보고 싶어서 도전하였고 현재 크몽(전자책 판매 사이트)에서 [하루 10분 엄마랑 그림책 하브루타]라는 책을 판매하고 있다. 잊혀질 만 하면 1,2권씩 팔리고 있는 나의 첫 전자책이기도 하다. 전자책을 만드는 모임에서 알게 된 토부짱님께서 휴대폰으로 이모티콘을 만드는 내용으로 전자책을 냈고 온라인 수업을 운영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 휴대폰으로 이모티콘을 만들어 팔 수 있다고?
딸이 그림을 끄적이길 좋아해서 아이들과 같이 한번 이모티콘이나 만들어 볼까?라고 가볍게 생각했고 바로 나는 온라인 수업, 폰티콘(폰으로 만드는 이모티콘)을 신청하였다. 나는 3기 멤버로 참여하게 되었고 수업은 2주 동안 진행되었다. 지금껏 해본 적 없었던 디지털 드로잉을 하다보니 내가 어릴 적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렸을 적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사과, 물병만 그리다가 결국 지겨워서 그만 두었었다. 다시 그림을 그리면서 나는 잠시나마 어린 나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휴대폰으로 그릴 생각이었지만 그리다보니 욕심이 나서 아이들과 함께 갤럭시 태블릿을 구매하여 본격적으로 이모티콘 그리기에 나섰다.
2주간의 이모티콘 그리기를 끝내고 나와 아이들은 여러 플랫폼에 각자 만든 이모티콘을 제출하였고 2주 후 승인 결과를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도전하는 과정은 그 어떤 도전보다 더 뜻깊었다. 아이들에게 늘 '도전해보는거야!'라고 말만 하는 엄마가 아닌, 엄마도 도전을 하고 실패를 하기도 하는구나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그린 이모티콘이 네이버 오지큐 마켓(블로그 포스팅이나 카페에서 사용 가능한 스티커를 판매하는 곳)에서 처음 승인난 날은 무슨 대학 입시라도 붙은 것처럼 가족 모두 축하해 주었다.
처음에는 치킨값 1마리 정도의 수익이 났다. 나에게는 그 돈도 어찌나 의미있던지, 마치 200만원처럼 느껴져 함부로 쓰지 못했다. 남편은 "이모티코 한 개에 1,000원에 팔고 700원 수익 나서 언제 돈 모으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나의 경험이 1,000원보다 더 값진 것이라 굳게 믿었다. 아이들과 함께 도전하여 처음 수익이 난 것이니만큼 아이들과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첫 달은 진짜로 치킨 1마리를 시켜 같이 맛있게 먹었다. 나는 그 치킨값 1마리의 수익이 나의 창작물로 얻어졌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림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 왔던 나에게 '이모티콘'이라는 소소한 취미가 나의 일상으로 파고 들더니 이제는 '이모티콘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더 욕심이 났다. 누구처럼 억대 연봉 이모티콘 작가가 되고 싶다는 큰 포부보다는, 취미로 소소하게 그림을 그리면서 그 취미로 매달 치킨값 1,2마리 정도 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모티콘 작가'라는 타이틀이 매력적이었다.
'남개미 작가님 이모티콘은 참 따뜻해요.'
'어쩜 그렇게 기획을 잘하세요?'
'매달 1개씩 이모티콘을 어떻게 만들어요?'
내가 이모티콘을 그리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에도 몇 번 도전했지만 아직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올해 카카오톡 이모티콘 승인이 나의 큰 목표 중 하나이다. 사실 아이들이 나보다 더 나의 승인을 기다린다.
"엄마 이모티콘 사서 친구들이랑 카톡에 쓰고 싶어요~"
카카오톡에서는 승인되지 못했지만 네이버 오지큐마켓에는 이미 16개의 이모티콘을 판매하고 있다. 나는 블로그를 열심히 포스팅하는 1인으로서, 내 포스팅에 나의 이모티콘을 쓰는 기쁨은 맛 본 사람만이 안다. 처음에는 빨래방 포스팅 때 쓰려고 만들다가 서평 쓸 때도 쓰고 싶어서 북리뷰 이모티콘을 만들었고, 네이버 카페 댓글에 사용하고 싶어서 따뜻한 인사말로 이모티콘을 만들었다. 그렇게 내가 필요해서 만들어서 내가 쓰는 이모티콘을 하나 둘 만들다보니 어느새 16개의 이모티콘을 판매하고 있다. 그렇게 꾸준히 만들다 보니 나의 이모티콘을 좋아해주시는 팬들도 생겼고 감사하게도 그분들이 이모티콘을 사랑해주신 덕분에 나는 고정적으로 매달 치킨 2,3마리 값의 수익을 내고 있다.
내 노동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닌, 그리고 나의 자본이 알아서 굴러가서 수익이 나는 것이 아닌, 내가 만든 나의 창작물로 돈을 번 것은 처음이었다.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수익이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며 창작의 고통의 끝에 만들어낸 이모티콘은 나의 자식과도 같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재미있는 추억 하나 쌓아볼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모티콘 만들기가 어느새 나에게 '이모티콘 작가'라는 타이틀을 부여해 주었고 매달 아이들에게 치킨을 후하게 사줄 수 있는 또 하나의 파이프라인이 되었다. 그리고 1년동안 꾸준히 디지털 드로잉을 하다보니 나에게도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림을 잊고 지냈던 나에게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는 작은 소망이 생겼다. 그러면서 내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다는 또 다른 꿈이 생겼다.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통역사인 내가 빨래방을 열게 되었고 부동산 공부를 한 끝에 부동산 법인 대표가 되었다. 그림의 '그'자와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던 내가 어느새 16개의 오지큐를 판매하고 있는 이모티콘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나는 '그림책 작가'가 될 것이다. 39살에 아이들과 처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게 되었듯, 39살에 또 새로운 '이모티콘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30대 마지막인 39살에 하나하나 이렇게 작은 벽돌을 쌓다 보면 나의 40대, 그리고 50대에는 멋진 성이 완성되지 않을까? 그렇게 만드어 낸 나의 아름다운 성에서 사는 나의 여생은 찬란하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으로 올해 나의 39살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남개미 작가의 소소한 꿀팁 5개!
나처럼 치킨값 버는 소소한 이모티콘 작가가 되고 싶다면?
- 일상에서 낙서처럼 끄적이며 아이디어를 메모해 두어라! 늘 재미있고 흔히 있는 일상이 이모티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 그림을 못 그리는 똥손도 이모티콘 작가가 될 수 있다! 발그림 작가도 많다! 그러니 그림 실력보다는 아이디어, 기획이 핵심이다.
- 카카오톡에서 사용되는 대화용 이모티콘인지,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에서 사용되는 포스팅용 스티커인지, 플랫폼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 타겟을 명확히 해야 한다!
- 늘 신규 이모티콘, 인기 이모티콘에 대한 시장 조사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어느 정도 시장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
- 한 번 승인되면 그 다음부터는 어렵지 않다! 일단 첫 시작이 중요하다! 혼자 하기 힘들다면 함께 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 들어가자! 인증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