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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emi Oct 04. 2022

2022년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서른아홉 시리즈(11)

 얼마 전 2022년이 100일 남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을 세워 보아요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정말 나도 40대가 되는 걸까?'였다. 20대에서 30대가 될 때에는 아이가 갓난아기여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냥 어느새 나는 30대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40대를 앞둔 지금은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다. 이제 30대의 나도 100일도 남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정말 소중하다.


올해 초 가족들과 신년 계획을 세우며 '나의 드림보드'를 만들었었다. 2022년 마지막 30대를 보내기 위한 나의 꿈의 목표. 지금 다시 보니 2개 정도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쉽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 외에 이룬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2022년이 100일 남은 시점에 남은 100일을 잘 보내기 위해 가족들과 '100일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목표를 세웠다.


 일단 가장 큰 목표는 그림책 출간이다. 올해 오프라인 수업을 들으며 정말 많은 성장을 했다. 우선 그림책 작가님께 직접 수업을 들으며 그림책 작가의 마인드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일대일 피드백을 받으며 내가 부족한 점, 고쳐야 할 점 등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애정 동지가 생겨 그 누구보다도 든든하다. 남은 100일 동안 나는 내가 만든 원고를 다듬어서 출판사에 투고하는 것이 목표이다. 물론 투고한다고 출판 계약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투고해보는 행위, 경험이 중요하다. 인연이 닿아 내년에 출판이 정해지면 왠지 30대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림책을 그린다고 내 그림을 너무 오래 쉬었다. 그림책 작업을 하면 할수록 더 명확해졌다. 하루라도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마치 금단현상이 오는 것처럼 숨이 편하게 쉬어지지 않았다. 그림을 그리고 나서야 내 안의 숨이 내 몸 밖으로 내보내면서 편안히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더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싶다. 아직 미해결 과제인 이모티콘 작가도 되고 싶고 NFT 작가로 좀 더 멋진 작업을 하고 온오프라인 전시회까지 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새로운 목표가 하나 더 들어왔다. 조금 더 나의 브랜드를 굳히기 작업이다.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앞으로 하고 싶은지. 30대는 이것저것 많은 변화와 도전이 있었던 해이다. 31살에 나는 둘째를 낳으며 나의 본업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시련을 맞이했다. 사실 그랬기 때문에 지금 나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덕분에 나는 누군가를 도우며 누군가에게 나의 재능을 나눠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끔 생각한다. 내가 만약 회사에 취직해서 통역사로 일하고 있었다면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상상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내 손으로 키우고 싶었는데, 회사를 다녔다면 일단 아이들이 내 손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나는 아이들과 함께 성장을 했는데, 아이들이 없었다면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까?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나는 이제 40대가 되어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나는 지금껏 10년 동안 살아온 것처럼 프리랜서로서 삶을 살아갈 것이다. 다만 그 프리랜서가 어떤 일을 하는 프리랜서일까?

어떤 프리랜서가 너에게 맞니?

 이러한 생각을 30대에 매일 같이 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통역이 좋니? 부동산 중개사가 맞니? 투자를 하는 것은 어때? 자영업을 하는 것은 즐겁니? 그림을 그리면 행복하니? 글을 잘 쓰고 싶니? 이러한 질문을 수 없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어렴풋이 그 길이 보인다.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가슴이 떨리고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30대에 이것저것 도전하고 겪어왔던 것이다.


 그래서 더 나는 나에게 남은 30대가 아쉽고 남다른지도 모르겠다.  2번의 임신과 육아로 산후우울증을 겪으며 처음으로 엄마가 되었던 30대. 나의 미래를 수 없이 고민하다 잠 못 이룬 밤. 중개사 자격증을 딴다고 고3 때보다 더 열심히 밤새워 공부하던 나날들. 그리고 처음으로 '사장님'소리도 들었고 '작가님' '선생님'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남들은 젊음을 잃어 슬퍼하며 39살을 보낼지 모르지만 나에게 39살은 나의 정체성을 찾고 앞으로 살아갈 두 번째 스무 살을 위한 발판이었던 것 같다.


 100일도 남지 않은 나의 30대. 앞으로 멋진 두 번째 스무 살인 40대를 더 멋지게 맞이하기 위해, 남은 목표를 향해 계획대로 살 수 있는 나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매일 나에게 질문한다.


당신은 남은 2022년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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