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과 휴일의 차이, 나의 휴일 활용 모습
1주의 고비를 넘기고 2주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 또 한 번의 휴일을 맞이했다. 입사하고 이틀 후에도 한 번의 휴일이 있었긴 하지만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피로도도 적고 말 그대로 쉬고 생각 정리한 게 다였기 때문인지 크게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 쉬는 날에 쉬었다 정도의 의미밖에 되지 않아서인지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2주 차가 되어가는 와중의 휴일은 피로도도 어느 정도 쌓이고 생각을 정하기도 하고 퇴사에 대한 고민도 하고 특근도 하는 등 저번 휴일보다는 다양한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저번보단 의미 있는 휴일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적어도 저번 주처럼 어영부영 그저 노동에 대한 보상심리처럼 나태하게 놀지만은 않을 것 같고 사실 의지를 갖고 그러려고 했다. 그래도 이제 2주 차가 되어 간다고 어느 정도 뚜렷하게 아는 것들이 생겨 났으니 말이다.
주 5일을 넘어 주 4일 근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시대이지만, 내가 일 다니는 곳은 바쁜 시기에는 주 6일 근무가 기본이다시피 해서 일주일 중 일요일만이 유일한 휴일이다. 6일 치에 피로가 쌓여 있는 상태로 한 주를 버티다가 일요일 딱 하루에만 풀어지고 늘어져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새벽 출근으로 인해 어느새 자리 잡히고 몸에 밴 습관으로 새벽 5시에 눈을 떠 버렸다. 보통은 이렇게 일찍 깨어나 버렸을 때 오늘 출근하지 않는다는 것에 안도하고 기뻐하며 달콤한 잠에 취해버리지만, 나는 그냥 일어난 김에 6시쯤까지 어제는 너무 피곤해 단 한 줄도 보지 못했던 책을 몇 줄이라도 보았다.
그 후엔 잠시 중단하고 전환할 겸 다른 것들을 했는데 낡은 신발을 세탁하고 너저분한 쓰레기봉투 주위를 치우는 식의 정돈을 했다. 아침부터 일어나서 지적활동을 하고 바로 집안일류의 일을 해서인지 급작스레 잠이 쏟아져서 잠시 누워있다가 잠들어 버렸다. 한 주의 피로 때문인지 잠에 들어 버린지도 모르고 잠들었다가 오후 12시에 화들짝 놀라며 깨고 말았다.
만약에 잠들더라도 조금만 자고 일어나려 했었는데 너무 오래 푹 자고 말았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중간에 낮잠을 자는데 시간을 써버리고 내일 출근을 위해 밤 10시에 자야만 한대도 책을 평소보다는 조금 더 읽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저번 주 출근 이후 첫 번째 휴일에는, 쉴 때 여유로운 시간으로 조금씩 챙겨 보았던 흥미진진한 10시간짜리 게임영상의 보다만 나머지 부분을 챙겨 보았다. 6시간 정도는 봐서 4시간가량의 분량이 남아 있었는데 조금씩 보기도 하고 라디오처럼 틀어 놓고 딴짓을 하느라 시간이 훨씬 빨리 갔다.
아무래도 떠들썩하고 재미있어서 보진 않더라도 다른 일을 하는데에 집중이 안 되게끔 만들다 보니까, 시간에 비해, 하는 양이 적을 수밖에 없어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았다.
그래도 저번 휴일에 실컷 놀고 쉬어서일까, 낮잠을 자고 짧아져버린 내 시간 속에서도 평소에 보던 책과 더불어 다른 종류의 책에도 손을 대고 글에도 조금 손을 대는 식으로 꽤나 여러 가지를 했다.
확실히 두 번째 휴일에는 저번 휴일과 달리 시간을 잘 쓰지 못하게 마음과 흥미를 자극하는 방해 요소도 딱히 없었고 해낸 것도 많아 훨씬 잘 보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공부 또는 자기개발적인 행동들 외에도 필수적인 일상적인 할 일도 함께 챙겨서 많이 했으니 말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주말의 모습과 평일의 모습이 구분되게 달라져서 나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비슷한 처지의 타인의 말을 들어 봐도, 흔히 주말에는 무슨 활동을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되는 것만 해도 말이다. 주말엔 주로 동호회 활동을 한다거나 공부를 한다는 식의 이야기들을 말이다. 나의 주말의 모습은 동호회처럼 외부적 활동보다는 자기개발같이 내부적 활동에 더 치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평일엔 일하고 와서 힘드니까, 바쁘니까 등의 이유로 평일엔 그저 쉬다가 주말에 몰아서 하는 형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평일과 다음날 출근을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평일의 시간을 통째로 일적인 시간으로만 만드는 것 같아서 확실히 불만족스럽다.
비율과 비중이 다를 뿐, 평일에는 조금이라도 하고 주말에는 시간이 확보되는 만큼 좀 더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하는 식이 좋은듯하다. 사실 이건 차악이자 차선 같은 형태인데 당연히 퇴근 후에도 적지 않은 양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체력적으로나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하기에는 쉽진 않으니 말이다.
물론 휴일에 완전히 푹 쉬는 사람들도 많다. 그것도 이해가 가고 상황에 따라선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다만 나는 항상 주말이 그런 형태로 고정되는 것이 내키지 않는 것이다. 이는 그들과 나의 길이 달라서 일수도 있고 처지가 달라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나는 나대로의, 내가 만족할 수 있는 형태의 주말을 사는 데에 집중할 뿐이다.
이렇게 나의 휴일은 마냥 쉬지 않는 형태의 휴일이다. 현재 내가 가진 것을 둘러보며 적극적으로 하고 일적인 것 외로 나를 키워내는, 최소한 현상 유지라도 하기 위해 바쁘게 보내는 형태의 시간인 것이다. 숨 가쁘고 작은 평일에 덧대는 조금 길고 여유 있는 나만의 시간 속에서, 보다 의미 있고 알차게 시간을 쓰고 나의 인생을 보다 더 폭넓고 깊게 만들려 노력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