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가 되면 사람들은 다양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1년 다이어트, 얼마 모으기, 영어 공부, 재테크, 부업 시작 등 다양한 것들을 쓰면서 일 년 동안 해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할 만큼 무언가를 잘 잊는다. 특히나 그것들이 간절한 일이 아니라면 더더욱.
나도 2023년에 2024년에 꼭 이루고 싶은 것들에 대한 목표를 썼던 기억이 난다. 야구선수 오타니가 써서 유명해졌다는 만다라트 계획표를 작성했고, 8개의 칸을 다 채우기 어려워서 5개의 큰 목표를 세부적으로 나누었었다. 그중에서 당연히 이뤄낸 것들과 시작도 하지 않고 포기해 버린 일들이 여러 개가 있는데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냥 사는 것보다는 사실 나는 계획을 세워서 사는 것이 훨씬 효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년 계획은 실패했다. 왜?
1년 계획을 세우다 보면 현실적이지 않거나, 기한이 너무 길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실제로 목표하지 않은 일인데 자신이 하고 싶거나 해냈으면 하는 '소망'을 적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얼마 전 읽은 책 '위대한 12주'라는 책에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1년 치를 세우기보다는 12주 동안 그것을 이루어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12주를 1년처럼 살면 목표를 이룰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글을 봤다. 12주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 2-3가지를 선택하고, 그 목표를 어떻게 이루고 싶은지,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1주~4주/ 5주~8주/ 9주~12주 차 이렇게 또 세분화를 한다. 1주 차에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액션'은 어떤 것을 했는지, 매일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또 세분화하고, 매일 이를 점검한다. 예를 들어 내가 하루에 해야 하는 '액션'이 5개이고, 매일 그 액션을 4.5개 이상해내야만 이 목표는 달성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매일 해야 하는 액션을 85% 성공률로 높이면, 12주 뒤에는 이를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하니, 색다른 접근법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2024년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만다라트 계획표에 총 40개를 썼고, 실제로 내가 이루어낸 것은 그의 반도 못한 14개에 그친다. 실제로 내가 썼던 계획 중에는 모호한 것들도 있었기에 이루기 어려웠던 것 같은 항목도 있었는데, 예를 들어 '생활비 줄이기' '채식 많이 하기'가 그 예가 될 수 있고, 현실적이지 않은 항목인 '365일 중 300일 운동하기'와 같은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내가 12주간 3-4개의 확실한 목표를 모두 이루게 된다면 1년에 12~16개의 목표를 이루는 셈이다. 이 목표 안에서는 12주 동안에 끝낼 수 있는 목표가 있는 반면에,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목표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니 지금의 만다라트 계획표보다는 덜 모호하고 더 구체적으로 목표를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해가 왔다고 새로운 마음을 다짐하는 것보다는, 매일을 더 열심히 살아서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요즘이기 때문에 '위대한 12주'라는 책이 나에게 더 와닿은 것은 아닌가 싶다. 실제로 내가 무슨 일을 미루고 싶거나 하고 싶지 않을 때 감당해야 할 미래를 생각하면서 해내는 것처럼, 하루를 잘 살아내면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2025년이 오면' '새해가 시작되면' '새해에는'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기보다는 '지금' '이왕 하는 김에 지금 하지 뭐'와 같은 말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물론 긍정적인 확언과 조금 더 긍정적인 마음의 눈으로 자신을 응원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고! (내가 나 자신에게 해주어야 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