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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Dec 20. 2023

남자친구가 캐나다 사람이라고 백인은 아닌데요

다양성에 관해서

내 친구들은 외국인 남자친구가 없는 애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그렇겠지만. 그래서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을 때 친구들에게 얘기하니, '캐나다 사람'이라고 하면 다 백인인 줄 아는 친구들이 많았다. 캐나다는 이민자로 이루어진 나라이기 때문에 영어를 못하는 중국인도 '캐나다 사람'이 될 수 있고, 같은 한국인이라도 '캐나다 사람' 일 수도, 백인인데 캐나다 사람이 아닌 경우도 많다. 그래서 어디 출신이냐고, 그래서 '진짜' 어디 출신이냐고 물어보는 게 실례가 된다. 면접을 볼 때도 나에게도 어떤 비자로 있는지, 영주권자인지, 혹은 시민권자인지 매우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편이다.


그럼에도 내 남자친구가 캐나다 사람이라고 얘기하면 대부분은 다 백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남자친구 사진을 보여주면 다들 '진짜' 백그라운드를 묻는다. '어디 사람이야?' '어디서 온 사람이야?'라고. 그래, 진짜 '백그라운드'를 물어보면 얘기해 줄게. 내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필리핀에서 오신 이민 1세대이시고, 내 남자친구는 '필리핀계 캐나다 사람'이다. 그렇게 얘기하면 필리핀 어디 출신이냐고 묻는 친구들도 더러 있고, 필리핀어인 따갈로그어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그는 살면서 필리핀에 딱 1번 가본 소위 '필리핀 교포'이고, 자신의 문화를 부끄러워하며 컸기에 따갈로그어를 아예 하지 못하는, '영어 원어민'이다.

나이아가라 와이너리에서

내가 캐나다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해하지 못할 민족 다양성, 문화 다양성을 느끼면서 산다. 한국에 있었으면 나도 캐나다 사람 = 백인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개구리 올챙잇적 생각 못하고 내 친구들의 '무지함'에 불편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처음에는 이러쿵저러쿵 설명해 줬는데, 이제는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면 '한국인이야 외국인이야?'라고 물어보는 친구가 있으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그 뒤로 이어지는 '어느 나라 사람이야' '영어로 대화해?' '문화 차이는 없어?' '음식은 어떻게 먹어?' 등.. 그들에겐 한 번의 물음이지만 나는 여러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는다. 가끔은 귀찮고 피하고 싶은 질문들이지만 그냥 신기한가 보다, 하고 넘어가려 한다.


남자친구는 비록 여기서 태어난 'whtie wahsed'된 아시아인이지만, 그래도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기 때문에 언젠가 내 친구들과 함께 어설픈 한국어와 영어로 대화하는 날들이 오길 바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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