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yes of Hokkaido
https://youtu.be/YYHZcL4FEKE?si=bV3tjhKJyqwfCfxY
"제가 죽인 여자들요?"
그 머리를 향해 있던 히사시의 두 눈이 순간 그 입으로 향할 때.
"그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건가요?"
히사시를 향해, 그 말 뒤 그는 고개 돌려 그를 본다. 그리고 미소 지었다.
모두 그 아래에 있었다. 침묵들만이. 입을 잃어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자들만이 땅 아래에 있다. 빛을 비춰야만 볼 수 있는 것을. 이리저리 날리다 바닥으로 내려앉은 생각의 깃털들이 수북히도 쌓여, 더 깊은 곳 그 아래에는.
그를 보며 묻는다.
"기억해요?"
히토미가 그를 향해 물었을 때, 그때 타오루가 끼어 들며 재촉했다.
"당신이 사토 미도리를 기억한다고? 대답해보세요. 그럼 당신이 이 사진 속 여자를"
마지막 순간까지 숨겨둘 듯했던 것을 꺼내 그 앞에 들이밀려 할 때 히토미가 그를 막아 세우고.
"그 얼굴들을 다 기억해요?"
그 여자는 한동안 아무 말도 못할 듯했지만. 히토미가 그 순간까지 숨겨두려 했던 것. 모든 것이 끝날 때, 이 모든 지옥 같은 시간들이 멈춰 반대편에 있을 다른 세상을 볼 때.
"고통스러웠을, 괴로워하고 또 괴로워했을 얼굴을. 그 마지막 얼굴을 기억해요?"
그 순간까지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인륜을 져버린 자의 얼굴에는 이미 남은 희망조차 없어 조작된 미소만이 머무는 듯했다.
"그 지점이 되면 고통은 사라지고 없죠. 물론 기억해요. 평온했어요. 그 얼굴들은요."
굳어비린 책상 위로 어떤 남자의 두 팔이 다리처럼 올려지고.
"미나모토 씨, 체계적으로 대답해 주십시오. 사토 미도리를 기억합니까? 그 여자를 언제 어디서 도대체 왜 어떻게 만났는지 차례대로 말해줄 수 있습니까?"
지켜보다 못한 히사시가 그 책상마저 모두 엎어버리려 했지만. 자신을, 그런 그를 멈춰 세운다. 누가 미도리였는지, 이젠 그것마저 모두 흐려졌지만. 누가 히토미인 거지? 그리고 난 왜 미나모토 다케시가 되어야 하는 건가, 그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오고 가던 순간 추락하는 새 한 마리를 본다. 아직 잃지 않은 날개를 퍼덕이던 모습이 그 머릿속에 남겨지고 만다.
그 아래에 사람들이 있다. 그 소리를 들은,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나 파괴되는 광경을 머릿속으로 그릴 자들이.
모든 걸 놓아버린 듯이 히토미는 두 눈 시선을 축 늘어진 팔처럼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나바 씨가 그 여자의 어깨를 툭툭 치며 일으켜 세운다.
"미나모토 씨, 30분 뒤에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잠깐 쉬었다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