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yes of Hokkaido
네가 술에 취했을 때, 눈을 감고 정신을 잃어 네 몸의 주인이기를 스스로 포기했을 때.
"어디 갔다 왔어요?"
돌아온 그를 보자 묻는다. 문을 연 그 남자는, 홀딱 비를 맞고는 온몸이 젖어 젖어든 물을 털어내려는 듯이. 히토미, 그리고 그들 눈에 그의 모습이.
그 분이 왔다 간 것을. 갔다 온 건 그였음에도, 그건 그의 의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젓가락을 놓는 일도, 오늘은 무얼 지지고 볶아 접시 위로 올릴까, 그들은 그릴 수 없었다. 오늘은 과일이 오르기를.
결실을 보기를. 저 끝에 나무 서 있는 것이 보이는가.
비는 내리지 않는다. 창문을 열어봐도 두둑두둑 비 떨어지는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그는 듣지 못한다. 깊고 또 깊어 숨 쉴 수조차 없다고. 수면 아래 그 깊은 곳은 아직 얼어붙지 않아 떠돌듯, 그 만 가지의 정신 같은 것들이.
"최면을 걸려고 했어."
또 그곳으로 따라나온 히토미에게. 그는 말한다. 내 폐를 망가뜨려서라도 당신에 대해 알려던 그 여자에게로.
"유우 일을 자백하더군."
이젠 콜록거리지도 않는 그 여자가 눈을 더 동그랗게 뜬다. 히토미는 따져 묻는다. 그를 보며, 반쯤 그 모습을 담아낸 그 얼굴에 대고 말한다.
"그런데 왜 11년을 조용히 지낸 거죠?"
그런 후,
"말이 안되잖아요!"
"이건 이제 우리 일이 아니야. 더 궁금해할 것 없어."
그는 궁금했다. 저 먼 곳으로부터 연기 피어오르는 광경을 봤을 때, 저 자는 왜 저렇게 연기 피어 올리는가 했다. 사람들은 그곳 산꼭대기에 오르려 했다. 불빛들을 보려, 그들은 이제 로프웨이에 있다. 어두운 밤 그 끝에서 내일을 기다리려, 내일이 오기를.
사랑은 내 일이 아니라 우리 일인 것을.
여자는 창문 밖을 보며 이제 그 남자의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어느 가족을 사이에 둔 두 남녀는 아무런 대화도 없이 그 불빛들을 보지만.
딸이 아빠에게 묻다.
"아빠, 저 줄 끊어지면 어떡해?"
끊어지지 않는단다, 그가 그토록 비정하지만 않다면. 그가 내 아버지라면. 끊지 않을거야.
"이렇게 매달리면 되지! 우하하하"
내 팔에 매달려, 우리 딸.
오빠는 말도 없이 웃음을. 엄마를 닮아, 얼마만큼 차가워야 그 많은 풀들이 다 얼어붙을까 하며.
"난 여길 떠나고 싶지 않아."
온 세상이 웃을 때 그댄 늘 혼자였다고.
"자네, 나한테 도쿄로 오라고 했잖아. 갈 수 없었어. 그 일 때문에."
그런 당신 곁에 울음마저 멈춘 사람이 있다면. 그런 아이 하나가 있었다면.
"우리 일은 범인이 범행을 인정하게 하는 거야. 추궁하고 불도록 하고. 잡고 난 뒤에는, 그런 후에는 모든 게 끝나있지."
히사시, 히토미를 보다.
"더 알고 싶었어. 그런데 그 일은 잊을 수 없었던 거지."
애써 외면하는 그 여자이지만.
"내 눈이 맞다면, 자넨 감정적인 거야. 깨달은 거야. 이래서는 다른 일을 할 수 없다고."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 불빛이 불빛을 부를 때, 찬 바람이 불어도 따뜻한 듯 미소 지을 때.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본 그 여자는 그럼 왜 타미를 때렸냐고 대꾸할 듯하지만.
사람 일은 다 그래, 꼭 아빠들처럼. 그런 늙어가는 연인들처럼.
"나도 이상해. 도대체 왜 그런 건지. 궁금하다구. 알 수 없어. 알려고 들면 들수록 말이야."
https://youtu.be/mbVKGlh3gg4?si=00k5XRns961mCpQ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