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by 김선화

눈길이 멈추는 하늘 안에

뺨을 스치는 세미한 바람결에


무너져 내린다

마음이


우연히 걷다 만난 들꽃을 들여다보다

풀향기 코끝 찌르는 길을 걷다


저며 온다

가슴이


고마워요

사랑해요

그리워요

당신이


기억할게요

간직할게요

나눠줄게요

당신처럼


그리움에 흘린 눈물이

변함없는 사랑 되어

다시 나를 비춘다

10년 만에


나는 매일 아침 하늘을 올려다본다.

내가 의식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하늘을 보는 그 순간 나는 나를 자각하게 된다. 광대한 우주 안에 나는 아주 작은 점과 같은 연약한 사람이지만 동시에 그런 연약한 내가 가장 존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감사함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감사하며 살 수 있도록 길러주신 부모님께 드리는 아침 인사다.


이렇게 말하니 정말 좋은 자식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노래 제목에도 있듯이 원래 불효자가 우는 법이다.

결혼하고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살아계실 때 좋은 식당에서 근사한 식사 한 번 대접해드리지 못하고, 오붓하게 여행 한 번 모시고 가본 적 없는 내게 엄마는 “우리 효녀 딸 우리 효녀 딸”이라고 불러주셨다.

그런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동시에 하늘나라에 보내드릴 줄 누가 알았을까? 드라마에서나 보았던 장면이 내 이야기가 되다니. 차지 찬 냉동고에서 나온 아버지는 여전히 온화한 얼굴이신데 왜 눈을 감고 계시는지.

부모님은 내게 눈물을 선물로 주고 가셨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보며 당신들을 떠올리며 흘릴 수 있는 감사의 눈물을.


오늘 아침 산책을 하다 달개비 꽃을 보니 꽃을 좋아하셨던 엄마가 그런 엄마를 위해 꽃씨를 준비하셨던 아빠가 떠오르며 이상한 감정 하나가 몽글댄다.

부모님이 떠난 후 10년 동안 내가 만난 일상 안에서 나를 이끌었던 보이지 않는 힘과 그리고 사랑의 위로가 있었다는 것을. 그 사랑으로 비로소 나는 10년 만에 부모님을 떠나보내드릴 수 있었다. 육체는 부대낄 수 없지만, 그분들이 남겨주신 자식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삶에 대한 감사가 오늘을 사는 내게 푯대가 되는 아침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