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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하마 Jan 26. 2024

육아가 적성에 안 맞는 사람 -1

새벽에 격일로 공복운동/독서

토스트, 계란, 샐러드로 예쁘게 플레이팅한 아침식사와 모닝커피 즐기기

출근시간보다 한 시간쯤 일찍 출근해 여유 있게 일하고 무조건 정시 칼퇴근하기
 - 칼퇴근할 때 절대 업무는 들고 오지 않기.

퇴근 이후 저녁시간은 핸드폰도 꺼 놓고 오롯이 혼자 뒹굴거리기

자기 직전 아로마 향&재즈피아노 음악과 함께 반신욕하기

주말 약속 아무런 제약 없이 내키는대로 잡기

나 혼자만의 아담한 집은 미니멀한 북카페처럼 꾸미기

배우고 싶은 분야가 생기면 망설임 없이 학원 등록하기

...


내가 꿈꾸는 일상.


시간적으로 저것들을 실천할 여력이 충분했던 20대에는.. 진짜 뭘 몰랐다.

그 좋은 나이에 성격에도 맞지 않는 왁자지껄한 일상을 살고, 사소한 일로 고민했다. 내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시간을 허비해 버렸다. 그리고 30대가 되었다.

30대가 된 나는 이제야 나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위에 적은 대로 살면 될 것 같다. 상상만으로도 너무 벅차오르고 힐링이 되는 일상이다.

 

그러나 30대가 된 나는 위의 것들 중 한 개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30이 되던 해, 나는 엄마가 됐기 때문이다.


신규교사 연수에서 만난 남편과 몇 달 간의 썸, 3년 반 연애 후 스물여덟에 결혼을 했다.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은 커녕.. 함께하는 것만이 마냥 달콤하고 즐겁던 신혼, 스물아홉 살, 뱃속에 생명이 자라기 시작했다. 

서른 살 봄, 나는 엄마가 됐다.


이전에는 온전히 자기관리만 잘 하면 됐던 나였다. 

누구보다도 근면성실해서 건강도, 커리어도, 공부도, 여가생활도 알차게 꾸려가던 모범적인 나였다.

무엇인가를 다짐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특기였던 나였다.


그런데 엄마가 된 순간부터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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