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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겨울방주의 생각-46(계엄 1주기-3)

계엄 해제 이후가 더 막장정국이었지요.

by 겨울방주

비상계엄 해제 이후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내란 관련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국회에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국회의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참고로 국회의장은 산회가 아닌 정회를 선포하였습니다. 산회를 할 경우 산회선포 당일에 다시 개의할 수 없고, 그 당시와 같은 비상계엄 정국하에서는 더더욱 해서는 안될 상황이었지요.


결국 계엄군을 움직인 지휘관들부터 시작하여 각 지휘관들을 대상으로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국회에서는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작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지켜본 저로서는 정말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제 글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아버지는 은퇴목사이시고, 현재 성경작업을 하면서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계시는데,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 광주의 악몽을 떠올리시고는 한동안 작업을 하지 못하셨습니다. 네. 저희 아버지가 호남사람입니다.


일단 윤석열은 탄핵해야 한다는 하나의 목적으로 국회(범민주권), 시민들이 모여서 집회를 하거나 성토를 하는 일이 있었고, 12월 7일, 토요일에 저는 국회로 갔습니다. 탄핵집회에 참석하여 저도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평온히 잠든 그날 밤에 비상계엄은 또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기 전에 윤석열의 담화를 유튜브로 시청했는데, 비웃기라도 하는 양 표정을 짓더니 온갖 궤변을 쏟아놓았습니다. 저는 직감했습니다. '이거 바로 안 끝난다. 오래가겠다.'라고 말이죠.


어찌 되었든 서울에 도착해서 지하철에 탄 뒤 바로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향했습니다. 사람 많습니다. 수십, 수백만은 될 것 같아 보였습니다. 저는 참여연대 회원이고, 청년참여연대 캠페인 어벤저스 캠페이너라 청년참여연대 자리를 찾아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온 국민이 간절히 원하던 그 탄핵... 어찌 되었을까요? 네.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이탈하는 바람에(안철수 의원은 이탈하지 않고 투표를 했고,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은 다시 돌아와서 투표를 했습니다.) 정족수미달로 투표 불성립이 되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는 역사가 기록하고 비판할 것입니다. 국회의원의 본분을 다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허탈한 마음을 안고 예약해 둔 숙소로 가서 하룻밤 자고 난 뒤 다음날 아침 비행기에 탑승하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그전에 예배를 드리고 왔습니다.) 정말 허탈합니다. 그런데 허탈함에 이어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바로 당-정 공동정부 구성입니다. 이는 헌법에도 없는 사항인데 이걸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나도 웃기는 상황입니다. 윤석열도 자신의 운명을 당에 맡긴다고 했지만... 말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상민(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거짓말을 한 셈이죠.


다음에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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