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혜 Feb 19. 2024

어느 날 새벽, 죽고싶어졌다.

사랑하는 언니를 떠나 보낸 지 2주째…"죽고싶다"

"죽고싶다."


새벽 3시였다.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다가 문득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단순한 '죽고싶다'가 아니었다. 진지했다. 다음 날 퇴근 후 정신과 병원을 찾아갔다. 진료 기록이 남으면 어떡하지 등의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제 발로 병원에 향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의사 선생님의 첫 마디였다. 애꿎은 옷 끝만 만지작 거렸다. 의사 선생님은 익숙하다는 듯 나를 기다려주셨다. 


"친한 언니가..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간신히 뗀 첫 마디. 애써 외면하던 감정이 밀려오는 듯 했다. 삼켜보려 해도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스스로가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 영정사진 앞에서 대신 열심히 살아보겠노라. 언니가 누리지 못하고 간 것들을 내가 대신 이뤄주겠노라 약속했는데. 언니 대신 예쁜 것들 많이 보고, 맛있는 거 많이 먹으면서 잘 살겠다고 다짐했는데, 그게 2주도 가지 못하다니...


약 처방에 필요한 검사지를 들고 병원에서 나오는 길, 문득 언니가 떠나간 그 날이 생각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