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하자

2022년 진짜 내가 온다!

by 나도 작가

통장에 잔고가 10만원 있던 날

복직을 앞두고 남편을 잃었다

단 한 칸 방도 좋다고 부모님 반대에도

그를 따라나섰던 지난 12년이 무상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잠시 울컥했다. 그래도 감정이 많이 깔끔해졌다.


오늘도 아이와 마주 앉아 저녁밥을 맛있게 먹고 나니, 이 시간이다. <씩씩하자> 워낙 긍정적이고 천성이 낙천적인 나였는데, 20대 중반 이후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내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내 삶에 큰 일을 치르고서 최근 집 짓는데 1,2년 신경 쓰다 보니 이제서야 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나도 이제 성장하고 진실되게 크는 것 같다. 새로운 공간에서 주는 힘도 큰 것 같다. 어제 언니가 우리 집에 잠시 와서 앉더니, "너네 집에 오면 마음이 참 편해." 진담인지는 모르겠지만 집이란 역시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이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집을 지을 때 난 요란한 인테리어를 떠올리기도 했었다. 힘들었을 아이에게도 힐링의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던 터라, 아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집을 지었다. 인테리어 대부분은 미적 감각이 나보다 나은 아이의 의견을 주로 따랐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아이는 용케도 그 이상의 디자인으로 꾸며주었다. "엄마, 난 집이라는 공간이요. 뭔가 다른 일을 하게 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푹 쉴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아닌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내가 거실을 카페처럼 아래 바닥은 타일로 그리고 벽은 노출 콘크리트 등등 이색적인 장소로 만들어볼까도 했었는데, 이런 아이의 말에 난 놀랐고 생각해 보니까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보다 편안한 곳이 되어야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우선이었다.


한동안 갈 길 잃은 듯 나에게 '브런치'를 알려주는 친구가 있었고 '꽃을 단 만정'이라고 아이가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요 며칠 전에야 '꽃을 단'이란 게 어떻게 해석하면 '미친'이라는 뜻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니까 당황하면서 놀랐다. "엄마, 이름을 바꿔요." 한다. "괜찮아, 꽃이란 게 일단 예쁘잖아. 그리고 꽃이란 게 음.. 사람들의 어떤 상처를 만져준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엄마의 상처를 의미할 수도 있고... 또 음... 미치도록 미친 듯이 글을 잘 쓸 수도 있는 것이니까.. 엄마는 네가 지어준 이름이 맘에 들어!"라고 말을 해줬다.


때로 엄마를 더 걱정하는 아이, 철이 빨리 들어버린 아이를 보면 고맙기도 하지만 사실 미안한 마음이 더 든다. <씩씩하자!> 우리는 지금 여태 참으로 어려운 고비고비를 넘겨왔고 대신 그만큼 강한 근육들이 길러졌다. 들은 것과 경험의 차이는 실로 엄청났다. 아이에게 보다 당당한 엄마로서 일어서기 위해 온 힘을 다 썼었다. 이제 아이가 엄마의 삶을 이해하고 조금이나마 편히 받아들인다. 내 노력이 허사는 아닌 것 같다. 난 지금 가장으로서 모든 것을 혼자 다 해결하고 이겨내고 있는 이 순간순간이 훗날에는 또 그리운 추억과 순간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이제 2022년 드디어 나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이 열리는 스타트 점, 조금은 늦었지만 다시 뛰기로 한다. <씩씩하게!> 분명 내 곁에서 묵묵히라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음에 더욱 열심히 시작해 보려고 한다. "왕년에 엄마 말이야, 나~~ 이렇게 깡 말라 보여도 말이쥐, 이래 봬도 육상 선수였다고~!", 목에 조금은 힘을 주고, "얼마나 씩씩했다고!" 앞으로도 "씩씩할 거야!" 무엇보다 아이에게 엄마가 작가로서 당분간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도 노력하는 엄마가 될게~' <아이 러브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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