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 커피? 음.. 아니다, 난 코코아!”
90년대에는, 현재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된 ‘카페’의 존재가 희미했다. 다방이 많았다고는 하나 지금의 카페처럼 활성화되지는 않았고, 그마저 건전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 대부분 전문 바리스타가 없는 곳으로, 커피의 질 또한 높지 않았다고 한다.
부모님과 어른들은 거의 집에서 커피를 즐겼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그 쓴맛의 검은 액체를 왜 마시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대신, 당시 즐비했던 자판기 커피는 나도 충분히 맛볼 수 있었다. 인스턴트 싸구려 커피였지만, 그런 걸 구별할 수 없었고, 굳이 구분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달달한 밀크 커피가 입에 맞았고, 그 보다 더 달달한 코코아는 더욱 입에 맞았다.
2000년대 이후, 스타벅스를 필두로 다양한 커피 체인점이 경쟁적으로 나타났고, 그 틈새를 비집고 개인 카페도 곳곳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자연스레 카페에서 약속을 잡는 경우가 많아졌고, 커피를 마실 기회도 많아졌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커피를 마시다 보니, 나도 커피가 익숙해지게 되었다. 왜 마시는지 몰랐던 그 쓴맛의 검은 액체를, 이제는 하루에 한잔씩 즐기게 된 것이다.
즉, 커피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커피를 즐기지 않던 내가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커피 산업이 성장한 부분도 있겠지만, 커피에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커피를 즐기게 만들어서 산업을 더욱 확장시킨 것이다.
만일 카페가 없었다면, 나는 적어도 지금처럼 커피를 마시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메리카노의 맛을 몰랐을 것이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다. 당연히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