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1. 비자발적 전업주부의 레시피
어느 날 한 요식업 사업가가 티비 예능에 출연한 이래 대 레시피의 시대가 열렸다. 이미 유행의 한 축이었던 먹방과 더불어 우리의 먹거리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대형 포털이나 유튜브에 음식 이름만 적으면 유명인의 이름이 앞에 붙은 레시피들이 잔뜩 나타난다.
나 역시 감사한 마음으로 그분들의 레시피를 따라 요리하는 초보 전업주부인지라 감히 그분들과 같은 레시피를 작성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은 맛은 나와 이 레시피에 담긴 추억의 맛이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잘 플레이팅 된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릴 자신은 없지만, 이 음식에 관한 기억, 이 음식을 조리하게 된 계기, 그 과정에서의 희노애락 등. 음식 냄새에 사람 냄새 조금 섞어서 적어보려 한다.
참고로 여기서 소개되는 레시피에는 구체적인 계량치는 잘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좋은 집밥에 필요한 건 정확한 계량보다는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재시도하면서 획득되는 ‘감’이라고 믿는다.
계속해서 회상되는 추억은 주로 좌충우돌하고, 실수하고, 당황했고 황당했던 것들이 아닐까. 이 레시피들도 그렇게 탄생했다.
부디 즐거운 추억 식사 되시길.
# 오늘의 레시피 : 크림 감자뇨끼(난이도 ★★★★)
1. 준비물
: 감자 많이, 밀가루, 계란, 크림소스, 양파, 마늘, 가지, 베이컨 등
2. 조리과정
1) 감자를 삶습니다. 감자를 삶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추천 드리는 방법은 껍질을 까고 균일한 굵기, 크기로 잘라 비닐봉지 또는 랩을 씌운 그릇에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입니다.
2) 삶아진 감자를 곱게 으깨어 밀가루, 계란 하나, 적당량의 소금을 넣고 반죽합니다. 물은 따로 넣지 않아도 됩니다. 밀가루의 양은 반죽 농도에 따라 조절해주세요. 너무 많이 치대면 질겨질 수 있습니다.
3) 완성된 반죽을 균등한 굵기로 길게 만들어주세요. 대략 5백원 동전 굵기면 됩니다. 반죽을 균일한 크기로 자른 후 포크로 살짝 눌러주세요. 이때 포크에 반죽이 들러붙는다면 식용유를 살짝 바르고 하시면 좋습니다.
4) 끓는 물에 식용유(올리브유면 더 좋아요!)와 소금을 약간씩 넣은 다음 준비된 반죽을 삶아 주세요. 서로 달라붇지 않게 가끔씩 저어주시면 좋습니다. 다 익은 뇨끼는 물에 둥둥 뜹니다. 그때 건져주세요.
5) 후라이팬에 식용유(버터도 좋아요!)를 두르고 중간불에서 뇨끼를 구워줍니다. 앞뒤가 노릇노릇하게 익으면 건져주세요.
6) 크림파스타에 어울리는 재료들을 취향껏 준비해주세요. 양파와 마늘은 기본적으로 들어가면 좋고, 저는 주로 가지, 베이컨 등을 넣습니다. 준비된 재료를 적절한 크기로 잘라주세요.
7) 후라이팬에 편으로 썬 마늘(다진 마늘도 괜찮아요!)과 식용유를 넣고 약불로 익혀주세요. 마늘이 어느 정도 익었으면 양파를 먼저 볶아주세요. 양파가 살짝 투명해지면 나머지 재료들을 넣고 볶아줍니다.
8) 다 볶아진 재료에 시판용 크림소스(만들 줄 몰라서 시판용 쓰는 거 아닙니다! 편한게 짱이에요!)를 붓고 뇨끼 삶은 물 또는 우유를 첨가하여 취향에 따라 농도를 조절해주세요. 간을 보시고 모자라면 소금이나 후추를 적당량 넣어주세요.
9) 완성된 소스에 뇨끼를 넣고 살짝 볶아주면 완성! 완성된 뇨끼 파스타에 파슬리 가루, 파마산 치즈 가루 등을 뿌려주면 맛도 살고 멋도 살아요!
ps1. 사진 속 립스테이크는 시판 레토르트 입니다. 에어프라이어에 구웠습니다.
ps2. 사진 속 샐러드에는 양상추, 말린 무화과, 말린 체리, 삶은 병아리콩이 들어갔고, 소스는 발사믹 글레이즈드와 올리브 오일 입니다.
※ 오늘의 잘한 일
- 사실 이 감자뇨끼는 오늘 한 요리는 아니지만 내가 그래도 어? 요리 이만치 한다 응? 하는 느낌으로다가 옛날 사진으로다가 허세 좀 부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