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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번째 같은 음악을 듣는 중

by 리그리지 전하율

벌써 열네 번째 같은 음악을 듣고 있어.

당신이 떠올라서,

함께 들었던 것도 아닌 이 음악에 내 마음을 얹어.


보고 싶어서, 그저 당신이 보고 싶어서.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어.

아니, 그런 줄로만 알았지.


마음이.jpg

하지만 어느샌가 어느 노래의 가사를 곱씹게 만들고,

어느샌가 손에 펜을 쥐게 만들어.


바로 당신이 말이야.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 당신이 왜 내 정원에 들어와 씨앗을 숨기고, 결국엔 꽃을 피운 거니.


내 정원은 시들지 않아.

그러니 당신 역시 시들지 않아.


하지만 우습지. 당신은 이런 나를 알지 못해.

이 마음을.

끝내 전하지 않을 나의 조용한 바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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